시진핑 주석, ‘리수용에 한반도 안정화’ 요구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및 경제건설 병진노선 항구적 유지 전달

2016-06-02     김상욱 대기자

지난 5월 31일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 외교수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은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안정화를 요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중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주석과의 회담 장소에는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리수용과의 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고,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관계 각국이 냉정함을 유지해 대화를 강화하고 지역 평화의 안정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발사 자제를 직접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어 “조선노동당 측이 중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7차 당대회를 소개하는 것을 환영하며, 이는 양국의 양당이 중대한 문제에서 전략적으로 소통하는 전통을 보여준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 조선노동당 중앙의 양당 및 양국 관계에 대한 중시를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조선 인민들이 경제발전, 민생개선, 사회주의 건설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두길 기원한다”고 밝혔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전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중국과 함께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고 5월 7차 조선노동당대회 상황을 설명했다. 당대회 상황 설명은 이미 당대회에서 천명한 핵과 미사일 개발과 동시에 경제건설이라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인 베이징에서 북한의 주요 인사와 만난 것은 지난 2013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올 1월 6일 북한이 제 4차 핵실험을 전격 단행한 것을 계기로 중국과 북한 관계는 극도로 악화돼 왔으나, 북한 7차 조선노동당대회 이후 김정은은 대화 공세를 펼치면서 리수용을 전격 베이징에 파견하는 등 북한과 중국은 대화의 실마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번 리수용의 베이징 방문을 중국이 수용한 것은 대화를 통해 북한의 폭발을 막아보려는 의도이며, 또 북한이 중국과 대화 모색을 시도하는 것은 국제적인 고립으로부터 벗어나 보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5월 31일 중국 공산당 쑹타오 중앙대외연락부장과 회담했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리수용 부위원장이 5월 당 대회(5.6~5.9)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병진노선’을 항구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대외연락부의 5월 31일 발표에서는 핵 문제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2013년 5월 방중한 조선인민군 최룡해 총정치국장(당시)와도 회담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