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칼럼] 학원교습시간 연장, 갈지자걸음 하는 서울시교육청
26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박호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4)이 발의한 조례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다. ‘학원교습시간 연장 및 학원 의무휴업제 도입’에 관한 찬반 토론회였다. 필자도 토론자로 참여하여 학원교습시간의 과도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토론의 핵심 주제는 두 가지였다. 학원교습시간 규제를 고등학생에 한해 10시에서 11시로 늦추자는 것과 주1회 학원 의무휴업제를 실시하자는 것이었다. 찬반 관계없이 초청된 학부모와 학생 토론자가 모두 교습시간 연장에 찬성함으로써 토론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학원 의무휴업제 도입은 현실성이 없다는 쪽 의견이 강했다.
이날 토론에서 서울시교육청 이연주 평생교육과장이 들고 나온 서울시교육청 의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통상 조례안이 발의될 때마다 교육청은 상위법에 근거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해 왔으나 이날만큼은 노골적으로 교육감의 공약을 그대로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2007년 학원법 개정과 함께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교습시간 연장을 검토한 적이 있다. 당시 서울시 교육청은『이해관계자 20,400명을 대상으로 교습시간 선호율 조사를 실시하여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하여23:00로 조정함』 이라며 교습시간 11시 연장에 찬성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나라 청소년 학습시간이 OECD 국가 중 최고라는 등의 일반론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2007년에는 이해 당사자 20,400명의 의견을 묻는 대규모 조사 결과를 근거로 찬성 의견을 낸 반면,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지지 아니한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전혀 다른 의견을 낸 것이다. 알고보니 조희연교육감의 공약 때문이라고 한다.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과 관련하여 선거 캠프에 깊이 관여한 김형태 전 교육의원이 공개적으로 한 말을 들어보자.
『제가 교육의원 시절, 대형마트는 격주로 일요일마다 쉬지 않습니까? 그것에 착안하여 학원도 일용리마다 쉬게 하는 조례를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그러나 학원 관련 조례는 ‘시간제한’만 할 수 있고 ‘요일제한’은 할 수 없어, 다시 말해 상위법이 위임해야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안 돼 제정할 수 없었습니다. 공을 국회로 넘겼지만, 앞장 서는 국회의원이 없었습니다. 이후 제가 조희연 교육감 후보시절, 선거공약으로 제안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학원일요휴무제’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공약이기도 합니다.』 (2015년 11월, 국회 토론회 발언
사안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더 놀라운 것은 상위법 위반으로 조례화가 불가능한 학원의무휴업제 도입에 대해서조차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이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이 역시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이기 때문에 ‘묻지 마’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에서 학원정책의 최고 전문가여야 할 평생교육과장! 교육감이야 선출직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관료집단만큼은 적어도 ‘학원휴업제는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교육청 의견을 의회에 제시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연주 과장의 일편단심 해바라기성 복무태도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서울시교육청, 학원 교습시간 연장 및 학원 의무휴업제에 대한 갈지자 입장 발표에 누구를 믿고 내 아이를 학교에 맡겨야 할지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학생을 위한 정책인지 선출직 교육감의 정치적인 미래를 위한 정책인지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