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녀.반지형국은 자손번창의 터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2016-05-16     김호년 선생

연맥으로 이어내려오던 산세가 끊어진 듯 금비녀 모양으로 떨어졌다는 금채낙지형(金釵落地形), 또는 금고리(반지)모양으로 떨어졌다는 금환낙지형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우주만물만상은 다 이치가 있게 마련이고 또 기가 있으며 형(形)이 있으면 상(像)도 있기 때문에 외형의 물체는 그 형상에 상응한 기상(氣像)과 기운(起運)이 내재해 있다고 보는 것이 형국론의 원리다.

우선 금비녀가 땅에 떨어졌다면 금속성을 내게 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모으게 마련이다. 이런 이치로 이런 곳에 자리를 잡으면 명성을 얻거나 비록 초야에 묻혀 있다 해도 높은 직위에 발탁될 인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행의 상생(相生)이치로 따져도 금(金)이 땅(土)에 떨어졌다면 토생금(土生金)이 되어 많은 재화와 자손이 번영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여기서 혈장은 말할것도 없이 비녀의 머리부분이 되는 것이다. 금체절각(金釵絶脚)낙지형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비녀의 머리부분만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환(金環)도 비숫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금고리 즉 금반지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손가락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지리산에 얽힌 한 전설을 생각하면 흥미롭다. 옛날 형제봉에는 형제신(神)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신은 양기가 넘치는데 한 신은 거세되어 있었다. 그런데 옥녀봉의 자매신이 이 형제봉신과 사랑을 하도록 계시를 받았다. 그러나 어느 남신(男神)이 거세되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정욕에 불타는 옥녀들이 형제봉에 올라 구애를 하고 있는데 바람이 갑자기 일더니 한 옥녀의 손에 끼었던 금반지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동그란 구멍, 즉 금환은 프로이트의 학설을 빌리지 않더라도 여성의 상징이며 성교의 열쇠다. 예부터 여인들이 성행위나 분만을 할 때는 반드시 비녀나 반지를 벗는 습속이 있다.

이 지리산 신화에서 반지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바로 남신과의 결합을 뜻한다. 금환낙지형이 바로 자손이 번창할 혈이라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

구례 오미동 운조루와 인접해 있는 환동의 박씨들은 약 100년 전 순천에서 이곳에 이사와 집의 담장을 둥그렇게 쌓아 비기의 금환낙지형을 잡았다고 표상하기도 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