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마을 나무 심어 연결한 지네형국,‘오공리’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2016-05-04     김호년 선생

충북 중원군 가금면 창동리 갈마(渴馬)마을이 말이 물을 마시는 형국인 ‘갈마음수지혈’에서 유래되었다면, 전북 정읍군 산외면(山外面) 오공리(蜈公里)는 지네형국으로 그 뜻을 찿을 수 있다. 오동리에 사는 김동수씨는 자신의 집이 뒤쪽 주산인 지네산의 지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마을에서 북쪽으로 11킬로미터 떨어진 해발 575미터의 상두산(象頭山)에서 시작된 혈맥이 마을 북쪽 7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해발 380미터의 물래봉과 서북쪽 비봉산(飛鳳山)을 거쳐 마을 뒷산인 지네산으로 이어졌으며 다시 그 지기가 자기네 사냥터로 흘러들어 뭉쳐졌다고 주장한다.

김씨는 지네산에서 흘러내린 산세가 일단 낮아졌다가 자기 집터에 이르러 다시 솟아서 넓은 평지를 이룬 것이 그 혈증(穴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기 집은 지네산 주둥이에서 100미터 떨어진 안쪽에 세워졌다는 것이다.

오공리(五公里)는 그래서 지네를 가리키는 오공리(蜈公里)였으며 자연부락 이름도 지네마을이라는 공동(蚣洞)으로 불리었으나 일제 때 현재의 오공리(五公里)로 바뀌었다는 것.

지네형국에는 그 앞, 즉 안(案)에 지렁이 형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김씨네 선조들은 이 집의 왼쪽에 남북(17미터)보다 동서(32미터)가 거의 배가 되는 장방형의 연못을 3미터 깊이로 파 놓았다. 지네는 지렁이를 좋아하므로 먹이감이 되라는 풍수지리적 의미를 지닌 것이다.

같은 군내 태인면 오봉리도 이 지네산을 주산으로 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김씨네 중시조 김명관 씨(金命寬, 1755~1822)도 집을 지을 때 대문을 중심으로 해서 왼쪽에 40그루, 오른쪽에 26그루의 느타나무를 반달형으로 심었으며 특히 왼편은 지네산까지 연결되도록 심었다.

반달형으로 심은 것은 초승달이 점점 커져서 보름달이 되 듯 가운이 번창하라는 의미였으며 그렇게 많은 나무를 심은 것은 풍광을 도우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네는 습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므로 지네가 잘 살도록 숲으로 가려 주어야 한다는 풍수지리의 형국론적 관념 때문이었다. 현재 이 나무들은 40여그루밖에 남지 않았으나 무성한 잎으로 장관을 이루며 온 마을이 이 숲에 파묻혀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