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최양업 신부 ‘가경자(可敬者)’ 선포

순교자가 아닌 분 ’가경자‘로 인정된 것은 한국 처음

2016-04-29     김상욱 대기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도마스 신부(1821~1861)가 가톨릭 ‘성인(聖人)’ 인정의 첫 번째 단계를 넘어섰다.

로마 교황청은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양업 신부의 ‘영웅적 성덕(Heroic Virtue)'을 인정해 ’가경자(Venerable)‘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순교자가 아닌 분이 ’가경자‘로 인정된 것은 한국 처음이다.

가경자(可敬者=Venerable)란 가톨릭에서 '시복' 후보자에게 잠정적으로 주는 호칭으로, 시복 심사 중에 영웅적 성덕이 인정되어 ‘하느님의 종’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존경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최양업 토마스 신부에게 ‘기적’이 일어났음을 입증하는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복자’가 된다.

최근 요한 바오로 2세,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등이 복자로 인정받았으며, 한국 교회에선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방문 당시 124위의 복자가 탄생했었다.

한국 가톨릭에서 ‘성인’ 반열에 오른 분은 국내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1821~1846)’을 비롯해 103위가 있다. 이들 모두는 순교자이다.

한국 천주교는 지난 1997년부터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복자’ 신청을 위한 예비 심사를 거쳐 2005년 본격적인 예비 심사에 돌입했고, 2009년 로마 교황청 ‘시성성’에 최 신부 ‘시복 신청서’를 접수시켰으며, 2015년 최 신부의 ‘기적 심사 법정'이 한국에서 개최된 적이 있다.

통상적으로 기적 심사가 완료되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에는 10년 정도 걸리는데 한국 천주교에서는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인 오는 2021년에 최종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최 신부는 1821년 3월 충남 청양 다락골 인근의 새터 교우촌에서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와 복자 이성례 마리아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최양업 신부의 약력은 대략 아래와 같다.

* 1835년 :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한국 최초의 신학생으로 선발,

* 1836년 12월 3일 : 최방제, 김대건과 함께 마카오로 유학길을 떠남.

* 1837년 : 당시 최방제, 김대건과 함께 중국을 거쳐 마카오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 신학교 수업.

* 1844년 : 부제품을 받음.

* 1849년 4월 15일 :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음

* 1849년 12월 3일 : 천주교회 밀사들을 만나 귀국. 한문 교리서와 기도문을 한글로 번역.

* 1850년 : 전국 각지 사목 방문.

* 1850년 6월 : 전국 5개도와 5000리를 걸어 3,815명의 신자 만남. 이후 10년 동안 사목 방문을 지속.

* 1860년 : 경신박해. 경남 모처에 숨어 지냄.

* 1861년 : 경남 지역 사목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상경하던 중 과로 및 장티푸스에 걸림

* 1861년 6월 15일 : 40세의 나이로 선종. 제천시 배론(성지)에 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