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 친노세력에 항복할까?

문재인 급거 상경 설득 중...사퇴 결행할 수도

2016-03-22     윤정상 기자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 따위식으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사퇴의 배수진을 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강공 드라이버의 끝은 어딘가.

김 대표는 22일 오후 3시에 진행되는 비상대책회의에 우선 참석 한 후 자신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감지하고 급거 상경해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간 문재인 전 대표와의 회동 결과에 따라서는 기름이 될 수도 있고 물이 될 수도 있다.

오늘 오전 까지만 해도 김 대표는 단호했다. 당초 비대위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근조차 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셀프공천에 대한 비판과 순번변경에 대한 분노를 당무거부라는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급기야 김성수 당 대변인이 김 대표의 서울 구기동 자택을 방문해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중앙위 내용을 보고했고, 사태가 여의치 않자 이날 오전 창원에 머무르던 문재인 전 대표가 사태 진화를 위해 급히 상경했다.

이날 김 대표를 만나고 나온 김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저녁까지 사퇴를 하겠다는 말씀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자 곧바로 종편 등에서는 사퇴발표설이 흘러나왔다.

11시 비대위에 김 대표가 참석치 않자 당황한 더민주는 김 대표가 사퇴를 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비대위가 아침에 급하게 소집되고 중앙위가 늦어진데다 위원들이 일이 있어 성원이 안 돼 비대위를 오후로 미뤘다”며 3시에 비대위를 열게 된 이유를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또 사퇴보도를 우려한 듯 김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예단을 하지 말고 오후 3시에 있을 회의를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김 대표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설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일 뿐이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의 자택에 들어가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혹시 이번 사태 때문에 서운하셔서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잘 말씀드리고 오겠다”고 말하고 김 대표의 자택으로 들어갔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선택할지, 아니면 문 전 대표의 설득으로 당무복귀를 선택할지 더민주는 선거를 32일 앞두고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대표가 이번 싸움에서 지면 결국 친노세력에 항복한 것이 된다는 것 때문에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접지 않을 것”이라며 “고집대로 자신의 계획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