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형상에 빗댄 형국론부터 익혀라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2016-03-18     김호년 선생

묏자리를 잡는 방법 중에 우리들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들먹여지는 것이 형국론(形局論)이다.

이 형국론은 땅의 형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형국론 중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서로 가지려는 구룡쟁주형이 있다고 치면 그 산세의 형태는 가늠으로 알 수 있지만 그것이 용이 싸우는 것인지 뱀이 싸우는 것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도 마찬가지다. 땅의 모양을 보고 어떻게 금계가 알을 품은 형국인지, 백조(백조포란형도 있다)가 알을 품은 것인지 또는 학(학소포란형)이 알을 품은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이현령 비현령식으로 시각에 따라 달리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방법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확하기는 간룡법(看龍法)을 으뜸으로 친다. 간룡법이란 산맥이 마치 용처럼 힘차게, 더러는 꿈틀꿈틀 뻗어나간 것을 상징적으로 파악한다. 이 중에는 용을 보고 묏자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이라든가 장풍법(藏風法), 득수법(得水法), 정혈법(定穴法), 좌향론(坐向論) 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일반인들이나 도는 풍수를 공부하려는 입문자들까지도 그 치밀함과 논리적 어려움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간룡법보다는 형국론이 인기가 있게 마련이고 전문적인 지사가 수요자(상주)에게 지세를 설명하기도 형국론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어서 자주 쓰인다.

사실 지리서를 공부한 뒤 이론만 가지고 산에 들어서면 산은 책의 이론대로 생겨 주지 않고 제멋대로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산자산 서자서(山自山書自書)’라는 유명한 말이 풍수지리입문서처럼 따라다닌다. 풍수이론은 이론대로 즉, 책은 책대로 있고 산은 산대로 있다는 얘기인데 이럴 때 애매모호한 산천형세를 사람 또는 금수의 형상에 빗대어 판단하면 쉽게 지세를 판단하고 그 길흉까지도 생각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형국론은 모든 우주만물은 생겨날 때 뜻이 있고 기가 있어 형상이 있게 마련이고 그 형상에 상응하는 기상(氣像)과 기운(氣運)이 또한 그 속에 있다고 보는 관념을 원리로 삼고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