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트럼프 대두는 ‘히틀러가 대선에 나온 것’

트럼프, 중국을 강하게 비난한데 대한 첫 반응

2016-03-17     김상욱 대기자

지금까지 미국 차기 대선을 위한 민주, 공화 각 당의 경선 결과 등에 대해 언급을 피해오던 중국 언론이 특히 공화당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에 대해 혹평하는 논평을 내놓아 주목된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 신문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에 대해 “트럼프 후보는 상스러운 막말을 일삼는 입이 싼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 정부 등 언론은 그동안 중국을 적대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후보 선두 대두에 미중관계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단지 ‘방해요소’에 불과하다며 애써 무시해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 “어떠한 선택이 나오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미관계의 추가 발전을 위한 전반적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이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하는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트럼프가 공화당의 지지표를 이끌어 내는 익살꾼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해 왔으나, 현재는 공화당의 최악의 악몽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공화당 주류파가 그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환구시보의 자세가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정치적 대두는 미국이 시들어가는 것이거나 민주주의의 실패를 뜻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마치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나 아돌프 히틀러가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장악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서구 민주주의는 이들로부터 무거운 교훈을 얻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미국은 중국을 국수주의와 독재정치에 스며들어 있다”고 비난하기 전에 미국 스스로 세계 평화에 반하는 국제적인 ‘파괴세력’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5개 주에서 치러진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다수 주에서 승리를 거두어 대의원 수를 더 늘렸다.

트럼프는 그동안의 경선 과정에서 중국이 불공정 무역과 환율 조작으로 미국의 국부와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산 제품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거래에서 협상을 하는 중국인 기업가의 영어 억양(accent)을 야유하는 등 모멸적인 언행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