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석유 1 배럴당 20~25달러까지 하락 전망도

‘저유가’,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

2016-01-14     김상욱 대기자

원유의 선물 시장에서 미국의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 12일(현지시각) 12년 1개월 만에 1배럴 당 30달러가 무너짐으로써 과도한 저유가가 세계 경제의 리스크(Risk)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가의 하락은 일시적으로 가계나 일부 제조공장에게는 혜택이지만 중동 산유국을 비롯한 자원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신흥국 경제에는 ‘마이너스(Minus)'의 요인이 되며, 석유개발 투자자가 막히면서 장기적으로는 원유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경우 해외의 원유가격이 하락함으로써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중국의 경기 불안과 세계 경제 전망 등 여러 우려할 점이 생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재정적으로 균형점을 이루는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 배럴 당 105달러, 가장 낮은 쿠웨이트의 경우 1 배럴 당 49달러가 돼야 하지만, 현재 유가 추세는 하락세에 가속이 붙는 상황이다.

따라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이 금융자산 매각을 가속화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세계 증권시장이 출렁이면서 역시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가의 약세는 원유를 포함한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신흥국 경제가 더욱 악화되면 수출 감소 등으로 한국, 일본 등의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또 개발 투자의 투자금도 충분하게 회수되지 않을 우려가 있어 저유가 상황이 길어지게 되면 석유 개발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셰일오일(shale oil)의 채산성은 1 배럴당 40~70달러 수준으로, ‘생산성이 낮은 지역에서의 채굴 계획이 중단되고 있다.’

국제 석유개발을 주도하는 서유럽 등의 석유 메이저들도 자원 개발과 관련 투자 부진이 가속화할 우려가 존재한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 측은 오는 2020년 세계 원유 수요는 세계 경제 성장에 따라 2015년보다 하루 60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관련 투자가 지연되거나 부진할 경우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는 3월초에 접어들면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으로 1 배럴 당 2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또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도 지난해 전망에서 공급 과잉이 선을 넘으면 1 배럴 당 20달러까지도 하락 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