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신의 이름은 자비’ 첫 대담집 출간

독선적인 사람, 때로는 규율의 이름으로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

2016-01-12     김상욱 대기자

‘자비의 희년(a jubilee year)’을 맞이해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가 지난 2013년 3월 교황 즉위 이후 처음으로 ‘신의 이름은 자비(The Name of God is Mercy)'라는 책을 최근 출간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교황은 150여 쪽의 새로운 책에서 ‘신은 용서를 하는 일에 절대로 싫증을 내지 않는다’면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자비‘를 특히 강조했다. 에이피 통신(AP), 뉴욕타임스(NYT) 등 복수의 외신들은 교황의 책 ’신의 이름은 자비‘가 12일(현지시각)부터 전 세계 86개국에서 20개 언어로 공식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은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조건 없는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왔다”고 상기시키고, 역설적으로 “자비의 반대편은 ’도덕적 교조주의(doctrinaire-minded)‘가 있다”고 지적하고, “도덕적 엄숙주의자들(rigorists)”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신의 속성을 ‘무한정 자비를 베푸시는 분’에만 초점을 맞추면 교회 가르침이 흐려질 수 있다는 교회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한 비판은 자신들의 선입견에 모든 걸 맞추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화난 불평’이다”고 반박했다.

교황은 “사랑을 무시한 채 오직 규율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은 세계와 문을 닫고, 경계선을 그리는 일밖에 모른다”고 지적하고, “이처럼 독선적인 사람들이 때로는 규율의 이름을 차용해 가슴 속 깊은 상처(deep wounds)를 숨기는 위선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꼬집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직 자기 확신에 가득 차 높은 위치에서 남을 심판이나 하고, 비판하려는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회개할 필요가 없는 99명 보다 단 1명이 교회로 돌아올 때 신은 더 기뻐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베드로와 같이 사도의 후예들도 죄인이지만,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부인했음에도 선택받은 사실이 위로가 된다. 죄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하느님 자비를 느낄 수 있는 은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가톨릭교회에서 뜨겁게 논쟁이 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성적취향에 의해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신은 모든 창조물을 사랑하며, 우리 모두 무한한 사랑을 받을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성애자는 고해를 하고 주님께 다가가야 하며, 우리 모두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분은 그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하고, 호의를 베풀며, 함께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에 첫 출간된 ‘신의 이름은 자비’는 교황과 이탈리아 출신의 바티칸 저널리스트 안드레아 토르니엘리(Andrea Tornielli)의 대화 형식으로 꾸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