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뼈, 화장하면 후환 없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2015-12-21     김호년 선생

풍수지리설은 크게 죽은 사람들의 집, 즉 무덤을 다루는 음택(陰宅)과 산 사람들의 집을 다루는 양택(陽宅)으로 대별된다. 우리나라는 양택보다는 음택에 더 관심이 많아 음택이 더 발전했지만 이웃 일본은 음택보다는 양택에 치중해 양택을 ‘가상(家相)의 과학’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을 보면 민족의 뿌리라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 민족의 뿌리에 해당하는 신화를 보면 우리는 호랑이와 곰이 굴 속에서 사람으로 탄생했다는, 다시 말해서 우리 조상은 산에서 난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최초의 인간이 산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민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산, 즉 땅에 묻는다. 그런데 일본처럼 물에 떠내려 온 복숭아에서 그들의 조상이 태어났다고 믿는 신화를 가진 민족은 사람이 죽으면 그들의 고향인 물속으로 보낸다. 즉 수장(水葬)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땅에다 묻는 토장(土葬)을 하게 된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가 조상탓임에 틀림없다. 시신을 땅에 묻지 않았다면 풍수지리설의 음택론은 알 필요도 없고 그렇게 복잡하게 발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묘 쓰고 3년 안에 집안에 불상사가 생기면 모두가 무덤 탓으로 돌리던 시대도 있었다. 이런 꼴 저런 꼴 보기 싫어서 화장(火葬)을 해버리면 자손들에게 후환이 없다고 자위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화장을 하면 후손들에게 후환이 없고 매장을 하면 길흉화복이 등장, 복잡해진다는 공식을 얻을 수 있다. 이 공식에는 또 하나의 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둘다 귀신 또는 영혼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영혼이 화장한다고 없어져 후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면 매장한 시신도 영혼 또는 귀신이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풍수지리설 음택론에서도 근본 원리는 영혼의 얘기가 아니라 뼈의 숭상 문제를 다루고 있다. 뼈를 어떻게 잘 땅 속에 보관하느냐 하는 방법론인 셈이다. 품수지리설 음택론 전체에 흐르고 있는 사상은 뼈에 얽혀있기 때문에 시신 중에서도 육(肉)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빨리 육탈(肉脫)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