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엘리트들, 김정은은 역시 ‘국제 왕따형 외톨이'

공연단 조직 담당자 등 숙청 가능성 제기, 취소 배경 억측 무성

2015-12-15     김상욱 대기자

북한 김정은이 직접 만들어 애지중지하는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중국 제이징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전격 철수 귀국시킴으로써 북한 엘리트 층에서도 ‘김정은은 역시 외교적 왕따 외톨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모란봉악단(2012년 결성)과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전격적으로 취소시키는 바람에 중국에 외교적 결례는 물론 김정은이가 얼마나 변덕스러운 인간인가를 여실 보여주었다고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엘리트들이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동부지방에 체류 중인 북한 무역업자는 “모란봉악단 공연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일꾼들조차 상식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을 한다”고 대북 전문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가 14일(현지시각) 전했다.

더욱이 최고의 우방이라고 자랑하는 중국에 보인 이번 처사는 외교적 결례는 김정은 비서가 얼마나 변덕스러운 지도자라는 것을 세계 면전에 시위한 셈이 됐다며 그 무역업자는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북한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김정은이 중국 지도부에 자신의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 1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공연단을 파견했다”며 “수개월 전부터 두 예술단이 공연 준비를 위해 합동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이 공연단은 중국 지도부의 이목을 끌어내기 위해 중국 가요나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노래도 여러 곡 준비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소식통은 “준비했던 공연을 스스로 접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돌아간 것을 보면 양국간 충격적인 일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모란봉 악단이 왜 갑자기 철수했는지는 여전히 확인 중”이라면서 “집체 행동을 원칙으로 하는 북한이 공연취소를 전격 발표한 당일(12일) 모란봉악단 배우들만 비행기로 급히 귀국시킨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에 언제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북한 최고 지도부의 관행으로 볼 때, 이번 공연을 조직한 담당자나 공연취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은 숙청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이 왜 갑자기 공연을 취소하고 전격 평양으로 되돌아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억측들이 무성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짤막하게 “실무급의 의사소통이 원인”이라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는 14일 쑹타오(宋濤) 부장과 악단을 인솔해서 중국을 방문한 최휘 북한 조선로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10일에 회담한 사진과 상세 내용을 웹 사이트에서 삭제해 중국 측이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모란봉 악단 공연 취소 배경에 대해 국가정보원(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숭배 일색의 공연 내용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정원은 이 같은 내용을 주호영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정보위 관계자들이 전해져 알려졌다.

국정원은 리허설에서 드러난 공연 내용이 김정은에 대한 숭배로 일관하자, 중국 측에서 관람자들의 격을 낮췄고, 이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공연이 취소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최근 김정은이 수소폭탄 보유 선언도 공연 취소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정보 수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란봉 악단 단원들은 지난 12일 낮 숙소인 호텔을 출발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보도진의 질문에 대해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며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합창단은 베이징 역에서 열차편으로 귀국했다.

모란봉 악단과 공훈 합창단은 지난 10일 베이징을 방문, 11일 공연회장인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리허설을 실시했다. 15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