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해피투게더 앙코르 공연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 복지원’ 사건을 무대화
오는 12월9일 부터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해피투게더 앙코르 공연된다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부랑인과 걸인 및 무연고자 등에 대한 대대적인 격리 수용 조치의 과정에서 발생한 상상초월의 폭력과 강제노동과 착취와 살해의 전말과 그 메커니즘을 냉철하고 치밀한 시선으로 극화한 작품이다.
1970년대 말에서 1987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최소 3천 명 이상이 수용되었고 무려 551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형제 복지원’ 사건을 통해, 누가, 왜, 어떤 근거와 신념으로 무고한 인간을 감금하고 때려죽일 수 있었는지, 그러고도 아무런 가책과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이 끔찍한 범죄의 단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멀쩡했던 한 인간이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가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폭력의 공포에 떨던 피학자가 무시무시한 가학자로 변해가는지를, 담담하고 치우치지 않는 시선으로 그려낸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거리낌 없는 폭력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심리적 동기와 기제를 냉철하게 드러내기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 혹은 ‘나쁜놈과 우리편’의 관습적 구분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피투게더>는 이를 위해 ‘악당이자 가해자’인 복지원장을 논리적이고 확신에 가득찬 1인칭 화자로 내세우고, ‘피해자’들과 주변인들의 객관적 진술을 교차시킴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상적인 분노와 연민에 치우침 없이 주체적으로 성찰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극적 장치를 제공한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감성적인 동조와 연민에서 거리를 둠으로써 사건의 참혹함 자체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묻고 따지고 생각할 여지를 제공한다.
이로써 ‘우리’ 안에 있는 ‘작은 행복’에 대한 소박한 욕망과 배타적인 무관심이 어떤 식으로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유린하는데 공모할 수 있는지를 드러냄으로써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안녕 사이의 상관관계를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