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축구선수들의 숨겨진 비밀, 치주염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 80% 치주염으로 고생, 방치할 경우 치아를 잃을 수도

2015-11-05     강명천 기자

화려한 개인기와 잘생긴 외모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이미 은퇴한 박지성과 손흥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활약한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로 손꼽힌다. 지난 3일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80%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영국 런던대학교 출신 치과 의사들은 프리미어리그 8개팀 축구선수 187명의 구강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이들 중 80%가 치주염을 가지고 있었으며, 37%는 충치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중 16.7%의 선수는 심각한 치통을 겪고 있어 신속한 치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축구선수들이 치주염을 많이 앓고 있는 이유에 대해 경기 중 섭취하는 스포츠 음료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치주염은 잇몸 뼈와 주위 조직에 영향을 주는 염증 질환이다. 치주염은 치아를 둘러싸는 치조골 소실의 원인이 되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아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우리 입속에는 수 십 억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세균들은 칫솔질이나 음식물을 씹는 과정에서 제거된다. 하지만 제거되지 않고 축적되면서 프라그라고 하는 치태를 형성하게 되고 이 치태가 시간이 지나 굳어지면서 치석이 된다.

이런 세균들이 잇몸을 자극하면 잇몸이 붉어지고 통증과 출혈 등을 일으킨다. 염증이 진행되면서 치아 주위의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잇몸 뼈 상부의 연조직에만 영향을 미칠 때 치은염,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 뼈까지 영향을 줄 때 치주염이라 한다.

당뇨병과 같은 전신질환이 치주염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복용, 흡연, 임신, 비만 및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치주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외에도 급속히 진행되는 치주염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칫솔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시린 경우 치주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잇몸 색이 빨갛게 변하고 부은 느낌이 들거나 건드리면 통증이 심하고 잇몸이 치아와 뜬 느낌이 들거나 입 냄새가 심해지는 것도 치주염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치주염을 비롯한 치주 질환은 치과 전문의의 자세한 진찰과 방사선 촬영, 치주낭 탐침기 등을 이용해 손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겉으로 건강하게 보이는 잇몸이라도 치주낭 탐침기를 이용해 진단하면 출혈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치주낭 탐침기는 출혈 여부 뿐 아니라 치주낭의 깊이, 잇몸의 퇴축 정도 등을 측정함으로써 치주염의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치주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주소파술을 시행한다. 이는 염증이 생긴 잇몸 조직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치주염 등 치주질환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만 없애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치아의 상태에 따라 노출된 치근을 덮기 위한 치근피개술을 비롯한 치주성형술, 골수술, 손상된 치조골을 재생하는 조직유도재생술 등의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영도병원 치과 김진숙 과장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잘못된 양치질 등으로 인해 치주염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증상이 있어도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과정 혹은 단순히 칫솔의 문제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치료 과정이 두려워 치과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치주염은 심할 경우 치아를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치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하루 두 번 이상의 양치 등 치실과 칫솔을 사용하여 이 사이를 깨끗하게 하고 구강 내 세균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치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년에 1∼2회 정도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며 스케일링 등으로 꾸준히 치아 상태를 관리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