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한국 전투기(KFX) 첨단기술 제공 단호히 거부

국방부 대형 구매 계약 허점(虛點) 그대로 드러내

2015-10-16     김상욱 대기자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관련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개발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요청했으나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국방상의 이유라며 공식 거부당했다.

이로써 한국이 독자 개발 중인 전투기(KFX) 사업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미국 카터 국방장관과 15일(현지시각) 회담을 갖고 거듭 기술 이전을 요구했지만 카터 장관은 “어렵다”며 거절당했다고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 국방부는 이날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공식 의전행사로 환영해 한미 동맹이 강고함을 어필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동행한 한민구 국방장관의 요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국의 대미 외교의 미숙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장관급 수준에서 거절당한 기술이전이 오마바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가장 중요시 다루어야 하고 꼭 한국 측이 얻어내야 할 사안 가운데 전투기기 첨단 기술 요구가 면박을 당한 셈이다. 또 하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 참여를 용이한 분위기로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국익에 부합한 결과를 도출해 낼지 미지수다.

한국은 지난 2014년 9월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F-34 40대(약 7조 3000억 원)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은 차세대 전투기종은 반드시 스텔스(stealth)기능을 갖추고, 개발에 필요한 25개 기술을 얻어낼 수 있다며 록히드 마틴사 F-35 기종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번에 거절당한 첨단기술에 대해서도 국방부 고위 책임자는 반드시 그 기술을 받아올 수 있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허술하고 미숙한 국방부 계약 솜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됐다.

올 4월 미국 정부는 기존 레이더보다 광범위하고, 원거리 탐지 가능한 레이더 등 4개 기술 제공은 허락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사정이 이러자 한민구 장관은 지난 8월 카터 미 국방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기술 이전 재고를 요청했으나 아예 답장조차 받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KFX 프로젝트는 약 18조원의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120대의 전투기 생산을 목표로 오는 2026년에 실전배치를 겨냥했으나,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다른 대안을 서둘러 찾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