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9.11 현장 찾아, ‘종교는 화해, 평화, 정의의 군대’

유엔총회 연설, ‘국제금융기관의 억압적 대출 시스템’ 비판

2015-09-26     김상욱 대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각) 14년 전인 2001년 9.11테러를 당한 당시 뉴욕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이 붕괴된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를 방문해 ’종교의 책임감‘을 역설했다.

이날 그라운드 제로에는 9.11테러 희생된 3천여 명의 가족과 친척 7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황은 종교지도자들과의 기도에 앞서 이들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뉴욕 9.11추모박물관에서 불교, 힌두교, 시크교, 그리스정교회, 이슬람교, 유대교 등 다른 종교지도자들을 만나 이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교황은 기도에서 “이 고통과 추모의 공간에서 나는 희망을 느낀다”면서 “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희망의 상징”이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화해의 군대, 평화의 군대, 정의의 군대가 되겠다는 소망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미사(mass)에서 “대도시의 화려함 속에 잊기 쉬운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고, “이주민,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 의료보험이 없는 환자, 방치된 노인처럼 이 대도시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2류로 취급되는 시민의 얼굴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평소 교황의 소외된 자, 어르신, 약한 자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엔 뉴욕본부에서 가진 제 70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교황은 ”국제금융기구들은 국가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억압적인 대출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강대국들이 이기적인 개발로 지구가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빈곤계층, 생존권 보장, 이란의 핵 문제,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인 이른바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의 문화재 파괴에 대한 비판 등 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