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가교역할 교황, 쿠바 방문 ‘화해의 모범되도록 노력’

22일까지 쿠바 방문 후 미국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

2015-09-21     김상욱 대기자

54년 만에 미국과 쿠바가 국교정상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중간에서 중재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이 미국 방문에 앞서 19일(현지시각) 교황 취임 후 처음으로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 직후 인사말에서 미국과 쿠바 양국이 세계적으로 “화해의 모범(an example of reconciliation for the entire world)”이 될 수 있도록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후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대해 “제 3차 대전이 일어나고 있는 듯한 현재의 지구상에는 화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항에 교황 영접을 나온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과 쿠바의 대화를 도와준 교황에게 감사한다”면서 “교황의 저 세계 경제시스템에 대한 발언‘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로벌 자본이 우상으로 변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계속 취하고 있는 대(對)쿠바 제재를 비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3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미사를 거행하고, 이 미사에는 카스트로 의장과 교황의 출신지인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교황은 오는 22일까지 쿠바에 머물면서 라울 카스트로 의장과 회담하고 라울 카스트로의 친형인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전 의장과도 면담한다. 또 쿠바 동부 올긴과 1959년 쿠바 혁명의 발상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도 미사를 집전한다.

한편, 쿠바 혁명 후 쿠바 정부와 가톨릭교회는 긴장관계 속으로 빠져들었으며, 1998년 전 교황 요하네스 파울로 2세와 2012년 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쿠바를 방문 관계 개선의 길을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