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20도쿄올림픽 엠블럼 표절’로 굴욕적 철회

전대미문 사건, 일본 디자이너 다른 작품도 ‘모방 본색’ 드러나

2015-09-01     김상욱 대기자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1일 벨기에의 극장로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의 한 복판에 있던 일본인 사노 겐지로(43)가 디자인한 도쿄올림픽 엠블럼(Emblem)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엠블럼 철회 결정으로 이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던 스폰서 기업 등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엠블럼은 올림픽 개막까지 5년을 앞둔 지난 7월 24일 도쿄도청에서 발표됐었다.

일본인 사노 겐지로가 디자인했다는 엠블럼이 선을 보이자, 벨기에 ‘리에주 극장(Theatre de Liege)’로고와 유사하다며 이 극장 로고를 제작한 벨기에 디자이너 ‘올리비에 데비(Olivier Debie)’는 지난 7월 6일 성명을 냈고, 리에주 극장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엠블럼 사용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 8월 14일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대회 조직위 측은 “사노 겐지로씨 본인으로부터 철회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임시 조정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고 기자단에 밝히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조직위는 “국민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엠블럼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대회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생각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위는 이번 엠블럼을 철회한 이상 “곧바로 새로운 엠블럼 공모에 들어가 새로운 것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디자인을 했다는 사노 겐지로는 그동안  “모방은 전혀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다른 작품의 모방을 인정한 산토리 맥주의 캠페인 상품은 물론, 사노 씨가 관여한 다른 작품 중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대회 이미지 하락이 우려된다며 조직위가 전격 철회하게 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