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냉장차에서 난민 시신 71구 발견

리비아 연안 밀항선 침몰, 200여 명 사망 가능성

2015-08-29     김상욱 대기자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 문제로 유럽연합(EU)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서 냉장차 속에서 난민 시신 71구가 확인됐으며, 리비아 연안에서도 지난 27일(현지시각) 난민을 태운 밀항선이 침몰, 많게는 200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스트리아 냉장차에서 발견된 시신에서 시리아 신분증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희생자는 시리아 난민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2살의 여자아이, 8~9살로 보이는 3명의 남자 아이 들이 포함돼 있으며, 밀폐된 차내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신에서 여러 대의 휴대폰이 발견돼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71구의 신신 가운데 59명이 남자, 8명이 여자였다.

냉장차는 이미 부도가 난 회사의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경찰에 따르면, 냉장차 내부 벽에는 무언가로 긁거나 두드린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밀폐 컨테이너의 뒷문은 열쇠로 잠겨있지 않았으나 밖에서 철사로 문고리를 얽어매어놓은 상태였고, 냉장차 안의 냉장장치의 스위치는 켜놓지 않았고, 밖으로부터 안으로 유입될 수 있는 공기구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들의 대부분은 여름옷을 입고 있었다.

냉장차는 지난 26일 아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출발 오스트리아 수도 ‘빈’ 방면으로 향하던 중 차 뒤의 밀폐 컨테이너 속의 난민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이를 운반하던 책임자들이 길거리에 버려둔 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부르겐란트(Burgenland) 주의 경찰은 시신의 상태로 보아 사망 시기는 발견 1일~2일 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 부르켄트주 경찰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헝가리 경찰은 28일까지 헝가리 국내에서 냉장차를 소유하고 있는 레바논 출신의 불가리아인과 그 운전수, 불가리아인 등 총 3명을 구속했다. 헝가리 경찰 당국은 불가리아와 헝가리 양국 범죄조직이 밀항 등을 시도하는 배후 조직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탈리아를 향하고 있던 밀항선이 리비아 연안에서 침몰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중동 시리아 등에서 약 400명이 승선해 있었으며, 리비아 연안 경비대가 약 200명을 구조했다.

리비아 연안에서는 27일 1,400명 이상의 난민이 구조됐다고 이탈리아 당국은 밝혔다. 지중해를 넘어 유럽을 향하는 난민선 대부분은 ‘카다피’ 정권 붕괴 후 국가 분열 상태에 빠진 리비아에서 출발하고 있다.

한편, 유엔 난민기구(UNHCR)은 28일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이민자와 난민이 올해 들어 총 30만 명이 웃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