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 ‘박 대통령 중국 열병식 참석 한국 국익에 부합’

박 대통령 베이징 연설에서 ‘일본항복 받는데 미국 역할 강조’필요

2015-08-28     김상욱 대기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탐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승절 행사에 참가하면서 열병식에 불참하겠다고 말하기도 매우 어려웠을 것”

이는 미국 워싱턴 민간단체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 말이다.

미국의 소리방송(VOA)는 28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행사에 참석하고 열병식에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쇼트 선임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행사 참석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장관실에서 동아시아 담당 선임자문관을 역임한 쇼트 연구원은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며, “한국은 여전히 미국과의 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워싱턴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대표도 “한중관계가 중요하며, 중국의 전승절 행사가 중요한 행사”라면서 “열병식에 참가하기로 한 박 대통령이 중국군의 군사 퍼레이드에 한국군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박 대통령이 중국과의 유대강화를 꾀하면서도 열병식에서 너무 군사적인 요소들이 강조되는 것을 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미국도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결정을 이해할 것이라면서 “미국도 한국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세계의 이목은 박 대통령의 참관 여부보다는 중국의 행동에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접근법을 제시할지 아니면 반일감정 같은 것을 자극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래리 닉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베이징에서의 성명과 연설 등을 통해 어떤 입장을 나타내느냐가 열병식 참석 여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은 1945년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고 태평양전쟁을 끝내는데 미국의 결정적 역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박 대통령이 그 같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면 미국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