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로하니 대통령, ‘히잡 강제 착용’ 이례적인 반대 표명

엄격한 이슬람 보수 강경파 강한 반발 예상

2015-07-13     김상욱 대기자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오고 있는 이슬람교도 여성들은 반드시 ‘히잡’ 착용해야 한다는 이슬람교 율법에 이례적인 반대 표명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표명하고 나서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수도 테헤란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여성의 머리 등을 가리는 ‘히잡’착용을 강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엄격한 이슬람체제에서 로하니 대통령의 이 같은 표명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이슬람 보수 강경파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최근 서압 5개국과의 이란 핵 협상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이란) 사회의 자유의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의무화된 이슬람 여성의 히잡 착용은 외국인은 물론 비(非)이슬람교도들에게도 적용되고 있어 서방국들로부터 여성권리의 침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의 여성 지도자들의 이슬람국가 방문시에도 예의상 히잡 등을 착용하는 사례들도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여성이 지닌 능력을 부당한 이유로 낭비해선 안 된다”며 남녀의 사회적, 정치적 평등을 추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히잡 착용은 (개인의) 내면 문제이지, 여성의 품위가 히잡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며 강제 착용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슬람 사회에서 간간이 히잡 착용을 반대하는 여성들과 강경 보수파 사이에 마찰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까지 대(對)이란 제재를 가해오던 서방 측이 핵 협상이 이뤄지면서 제재를 해제할 경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이란 내 지지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