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수교 20주년, 양국 지도자 역사적 회담

중국 견제 목적을 포함 경제, 무역 관계 심화 계기

2015-07-08     김상욱 대기자

미국과 베트남이 국교정상화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응웬 푸 쫑(71)’과 역사적인 회담을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가졌다.

7월은 베트남 전쟁(Vietnam War) 종식 40주년이 되는 달이며, 미국과 베트남이 공식 국교를 맺은 것은 1995년 7월 11일로 올해로 20주년이다.

응웬 푸 쫑(Nguyen Phu Trong)서기장은 베트남 공식 정부 직책은 없으나 베트남 공산당 일당체제를 이끄는 최대 실력자로 평가되고 있어, 국가수반이나 원수가 아닌 인사를 오벌 오피에서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철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베트남 양국은 상호협력을 심화시켜 왔다며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세기에 미국과 베트남 양국 사이에는 서로 다른 역사가 있으며, 정치철학과 정치시스템에 있어서도 중요한 차이가 계속되어 왔다”면서 “우리가 보아온 것은 상호존중과 양국민의 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건설적인 관계의 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응웬 푸 쫑 서기장은 이번 회담을 “진정으로, 건설적이며, 긍정적이고 숨김이 없는 회담‘이라고 말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거의 적에서 친구와 포괄적인 파트너로 전환 되는 것’이라며 “나는 양국 관계가 앞으로 계속 잘 되어 나갈 것을 확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공식으로 베트남 방문을 초청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 인권 문제, 국방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양자 및 지역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전문가들은 이날 양국 지도자의 회동은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 보다 더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어보자는 목적이 있다고 풀이했다. 또 이번 베트남 실력자와의 회동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이란, 미얀마 등 과거의 적국으로 분류됐던 국가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한편, 베트남 실력자의 미국 방문을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회담을 하고 있는 백악관 밖에서는 베트남의 반인권에 대해 시위를 벌였다. 앞서 인권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베트남 실력자 미국 초정을 반대하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또 중국은 남중국해의 일부 섬들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을 포함해 인근 이웃국가들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겉으로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베트남은 분쟁 속의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에 군사 장비를 배치하는 등을 두고 미국의 지원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에는 막대한 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만이 아니라 중요한 해상 항행 루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