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문재인 대표의 야당병

하봉규 교수의 유머 쿠데타

2015-06-11     하봉규 논설위원(부경대 교수)

초여름 어느날 잘(?) 나가는 정치 변호사 문재인 대표에게 홍보담당특별보좌관이 보고서를 가지고 찾아왔다. 지난 봄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촉발된 당내 분규와 엔속되는 악재속에 근심에찬 문 대표는 보좌관을 보자 짜증섞인 목소리로 먼저 물었다.

"노특보. 또 무슨 일인가? 왠 보고서 인가?"

문 대표의 분위기를 잘 아는 보좌관은 황송한 듯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대표님. 이름난 보수논객 조갑제 기자가 저명한 학자들과 함께 갑자기 유명한 학술대회에서 '종북병의 해부'란 논문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보좌관의 입에서 조갑제 기자, 학술대회, 종북병이란 말이 나오자 문 대표는 속으로 뜨금하며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조갑제 기자가 학술대회에서 우리들의 병을 해부하는 논문을 발표 했다고?"

문 대표의 확인성 질문에 보좌관은 어깨를 으썩하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저명 학자들과 함께 경험과 이론을 겸한 분석보고서 입니다."

보좌관은 문제의 보고서를 펼치듯이 하면서 문 대표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하고 묻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속으로 끄응하면서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래? 도대체 우리들의 질병이란 어떤 것 들이야?"

문 대표의 보고서 내용에 관한 질문에 보좌관은 보고서를 요약한 메모를 보면서 답했다.

"예. 주요 내용을 보면 세계관은 부정적이며 파괴적이고, 사고방식은 편향되고 일차원적이며 집단아노미에 집착하고 불의에는 잘 참나 불이익에는 못참는 등 우리들을 심하게 폄훼하고 있습니다."

평소 젊잖았던 보좌관의 말에서 부정적 내용이 거듭되자 문 대표는 속으로 '요즈음 언론인들은 정말 문제야'하면서 말했다.

"됐네 이제 그만하게. 계속 듣고 있기가 거북하군. 그나 저나 조기자는 맨날 말이 바뀌고 반대 의견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더군. 이런 친구는 적과 아군도 없으며 신의를 기대할 수도 없지만 돈질에는 잘 넘어오는 법이야. 아예 이참에 우리쪽에서 그를 공작금(?)으로 포섭하게나."

"? ! . . ."

며칠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정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조 기자를 명예고문으로 위촉했다. 이후 조 기자는 '문 대표의 긴팔'이란 꼬리표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