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와 헬게이트

하봉규 교수의 유머 쿠데타

2015-06-07     하봉규 논설위원(부경대 교수)

초여름 어느날 잘 나가는 정치 변호사 문재인 대표에게 예(?)의 홍보담당특별보좌관이 헐레벌떡 찾아왔다. 지난 봄 치뤄진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내 분규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던 문 대표는 곱지못한 시선으로 보좌관을 쳐다보며 먼저 물었다.

"노특보. 무슨 일이요? 또 무슨 일인가?"

거듭된 문 대표의 질문에 보좌관은 머리를 황급히 숙이며 말했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헬게이트 그야말로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정국이 마비 상황이랍니다. 경제는 침체일변도이고, 수출전선도 무너지고 있고, 전염병은 창궐하고 있으며, 정치는 개판이고, 심지어 기업과 내노라 하는 엘리트층도 국외 탈출에 합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먹물든 보좌관의 입에서 일상화된 영어로 출발하여 개판이란 속어까지 나오자 문 대표는 속으로 '젊은 친구들은 어쩔 수 없지 '하는 심정으로 되물었다.

"이보게. 자네의 말에 따르면 헬게이트 인지 지옥문 이네 하지만 정작 새로운 것은 없잖나?"

문 대표의 힐난에 가까운 반응에 보좌관은 흠칫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하지만 이것은 망징이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뜻입니다. 국정의 마비에서 국정이 파국에 왔다는 뜻이랍니다. 심지어 시중에는 이번에 방미하는 대통령이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망명하려 한다는 유언비어까지 떠돈답니다."

먹물이 제대로든 보좌관의 입에서 현직 대통령의 망명설까지 나오자 문 대표는 갑자기 파안대소하며 말했다.

"마침내 현직 대통령이 망명한다는 소문까지 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우리당은 차라리 해외망명 정부를 세울 방안을 검토하게..."

문 대표가 해외망명 정부 방안을 제시하자 놀란 보좌관이 더듬 거리며 말했다.

"대표님. 지금이 백년전 일제시대도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정부를 인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색해서 말하는 보좌관을 보며 문 대표는 재미 있다는 듯이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 사람아. 지금 지옥 입네, 해외 탈출 입네 하는데 농담도 못하냐구. 하긴 지옥도 친구만 있으면 지낼만 하다는 말이 있지. 지금 지천으로 깔린게 우리들 종북이니 괜찮은 지옥이구 말구."

"? ! . . ."

이튿날 새정치민주연합은 비상시국 상황에도 불구하고 방미를 강행하는 대통령의 친미 성향을 세습친미로 비난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