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등록금 124억원 불법 전용해도 법대로 처벌 안해

2015-05-10     허종학 기자

수원대 등록금 반환 판결이 대학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가운데 관리감독기관인 교육부는 등록금 불법전용 대학을 법대로 처벌하지 않고 솜방망이 처분만 내려 사실상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립대학 교직원 연금의 법인 부담금은 대학법인이 전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재정상 전부 또는 일부를 교비회계에서 부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교비회계로 무분별하게 떠넘겨 대학등록금의 인상 요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부는 2012년부터 법인 부담금을 교비로 부담할 경우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인 부담금의 교비회계 승인 제도’를 시행 중에 있다.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2012~2014년 사학연금 법인 부담금 교비부담 신청 및 승인현황’에 따르면 2012년에는 67개 법인(91개 대학)의 1,725억원을 교비회계에서 부담하도록 승인했으나, 23개 법인(29개 대학)이 교육부장관의 승인액을 초과하거나 아예 승인없이 교비 92억원을 불법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2013년도에도 47개 법인(58개 대학)의 624억원을 승인했지만 13개 법인(19개 대학)이 32억원을 불법 전용했다.

승인 제도를 위반하는 대학법인들은 사립학교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까지 가능하지만, 교육부는 형사 고발은커녕 교비회계로 보전조치 처분만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솜방망이 처벌로 대응하다보니 위반 대학들은 보전조치 처분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제도를 위반한 11개 대학에서 아직 76억원을 보전조치하지 않았으며, 2013년 위반 대학들은 현재까지 전혀 보전조치를 안 했다. 문제는 대부분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법인 부담금을 부담한 만큼 학생들을 위한 교육비 투자가 줄게 돼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솜방망이 처분도 모자라 2013년에 전년도(2012년) 위반대학 7개 법인(7개 대학)에게 40억원을 재승인했고, 2014년도에도 전년도(2013년) 위반대학 13곳 중 12개 법인에게 약 116억원의 법정 부담금을 학교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심지어, 2년 연속으로 제도를 위반한 5개 법인에 대해 2014년도에 또 다시 교비회계 부담을 승인해 ‘부실승인’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2년 연속 위반 법인 중 서울 소재 D법인은 법인 적립금이 76억원에 달하지만 2014년에도 7억원을 교비에서 대납하도록 승인했으며, S법인도 54억원의 법인 적립금을 쌓아 두고 있지만 27억원을 승인하는 등 승인 기준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교육부가 등록금을 불법 전용한 대학을 법대로 처벌하지 않고 관리감독 소홀과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만 키운 꼴이 됐다.

학생들에게 과도하게 등록금을 징수하거나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투자하지 않아서 생긴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판결이나 수원대 등록금 반환 판결도 근본적으로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교육부의 직무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안민석 의원은 “관리감독기관인 교육부의 직무유기 때문에 사학비리가 근절되지 않아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학생들의 등록금이 제대로 학생들에게 투자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의원은 이처럼 승인 제도를 위반한 대학들에게 보다 엄격한 제재를 가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여, 승인제도 위반시 재정지원을 제한하고 사립학교법 회계 운영에 관한 벌칙 규정에 근거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