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과 일광공영의 비리수사를 지켜보며

비리척결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해야 한다

2015-04-01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범죄 혐의를 보면 마치 종합 3종 셋트를 보는 듯하다. 그의 경력을 보면 그는 음악가이자 문화인일 뿐, 교육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MB는 측근실세라는 이유로 청와대 교문수석에 임명했다. 박범훈이 결코 가서는 안 될 자리였다. 박범훈의 일탈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현재 박범훈은 검찰에 의해 직권남용과 횡령혐의를 수사 받고 있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박범훈 전 수석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고위직들과 공모해 중앙대에 특혜를 준 정황을 포착하여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2011년부터 이듬해 말까지 교육과학기술부가 관련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중앙대의 본교와 안성분교와의 통폐합을 실무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승인한데는 박범훈 전 수석의 입김과 관련 공무원들의 묵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비롯하여 교육부의 고위급 관료들과 공모한 정황도 포착했으니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공적업무를 사적업무로 주물렀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특히 예술계에서는 40세가 지나서야 교수로 임용되는 관례를 깨고 33세 딸이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로 특채된 사례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발견된다.

또한 자신이 재단이사장으로 있었던 예술고등학교가 경영난에 봉착하자 국립학교로 전환하게 된 과정과 배경을 보면 박범훈 이 자는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조차 구분하지도 못하는 능력의 소유자이거나 아니면 도덕적 관념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관념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소위 문화예술인이 지니는 특성인지도 모른다.

박범훈이 공적개념 없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비리는 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문화예술인은 그들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을 공공개념이 들어간 자리에 임명하게 되면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을 구분하지 못하고 경계의 선을 오락가락하며 저지르게 되는 모든 것이 비리와 부정으로 연결되기 마련인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인사를 잘못한 MB의 상업주의적 인사 기용 탓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박범훈의 케이스와는 다르지만 방산업계의 비리는 그야말로 한편의 파노라마와도 같다. 현재 방산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이 연루된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다. 통영함 비리 사건도 있고 기타 방산업체 비리 사건도 있다. 하지만 일광공영 이규태 사건을 보면 그야말로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26일 수사진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도봉산 기슭에 있는 컨테이너 야적장에 비치된 1.5t 컨테이너 박스에서 일광공영 회계 자료 1t 분량을 추가로 압수했다는 합수단의 발표를 보면 입이 절로 딱 벌어진다.

이규태 회장이 숨겨 놓은 이 컨테이너는 동일한 모양의 컨테이너 수백 개 속에 섞여 있어 처음부터 식별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고 한다. 이규태 회장은 핵심 측근들에게만 컨테이너 번호를 알려줘 드나들게 했다는게 합수단 측 설명이다. 합수단은 이곳에서 EWTS 사업으로 부풀린 사업대금 500억원 가운데 일광공영의 커미션과 리베이트 규모 등이 적힌 문서를 확보했다고 한다.

일광공영측은 대부분 사업 목적으로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당한 자료였다면 콘테이너 야적장에 숨겨둘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무언가 구린데가 있고 감출게 있었기 때문에 으슥한 곳에 숨겨 놓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자료 속에는 군과 정치권 인사들에게 흘러간 비밀자료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또 이 컨테이너에는 2006년 '불곰사업' 등 일광공영의 최근 10년치 방산 사업 관련 자료도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자료라면 자료를 분석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매우 오랫동안 아주 치밀하게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해가면서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황들이다.

수사진은 또 지난 25일엔 서울 삼선동 B교회 3층의 이 회장 사무실에서 비밀 공간도 찾아냈다고 한다. B교회는 일광공영 본사와 약 130m 거리에 있으며, 이 회장은 이 교회 장로로 있다고 했다. 무엇인가 감출게 그렇게도 많았는지 비밀장소에다 컨테이너 야적장에까지 꼭꼭 숨겨놓았다면 수십 년 간 저질러온 적폐가 그만큼 켜켜이 쌓였다는 방증일 것이다.

마침 합수단이 10년 치 방산사업 관련 자료도 찾아냈다고 하니 추적을 하다보면 MB정부는 물론이요, 노무현 정부 이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가 비리의 온상을 파헤쳐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일광그룹이 방산 사업을 시작한지 어언 30년이나 되었으니 그동안 역대 정권을 거쳐 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비리와 부패가 쌓여져 왔는지 낱낱이 밝혀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비리와 부정부패 척결에 있어서는 그 어떤 거물급 인사가 관련되었건, 또 아무리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었던 간에 이번에야말로 결코 세월이 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시원시원하게 그 뿌리까지 밝혀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