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방지법은 '한국 사회 비합리성의 단면'
이제 대한민국 국가 자체가 하나의 성범죄 국가가 되고 있다
서구 선진국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와의 큰 차이가 있다. 먼저 다양하고 풍부한 교양과 취미를 들 수 있다. 신사(gentleman)로 압축되는 캐릭터는 예절과 함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역사, 문학, 철학 등에 명민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은 합리성(rationality)이란 근대적 요소에 근거함을 이해해야 한다. 합리성이란 신분사회와 공동체사회를 넘어 개방사회와 이익사회를 지탱하는 원천인 것이다.
합리성은 단순한 명민함이 아니다. 근대사회는 거대한 변화의 세계였다. 일찌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그들은 잃어버린 과거의 유럽문화를 이슬람으로부터 재수입 했다. 그리고 이것은 전유럽으로 흘러 들어갔던 것이다. 이후 르네상스는 문화 예술에서 문학과 산업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종국에는 사상과 정치로 이전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서구사회의 거대한 지식자원은 반천년의 진화의 산물인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불예측성에 고민하고 토론하고 이것을 체계화 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학설, 혁명, 전쟁이 있었다. 암흑시대란 봉건질서를 극복하는 것은 또다른 암흑시대를 관통해야 했다. 특히, 근대세계를 주도한 영국, 프랑스, 독일 3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보여주는 유차성은 세계사의 운명과도 직결되었다.
20세기를 관통한 두차례의 세계대전은 근대화의 마지막 시험대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3국중 근대화에 뒤졌던 독일이 선택했던 군국주의는 마침내 패배했던 것이다. 경제학자 리스트와 사회학자 베버, 철학자 마르크스의 나라는 최종적으로 합리성과 함께 인문적 교양으로 재편되었다. 여기서 합리성은 인간사회를 위해 보다 나은 제도와 법질서가 있다면, 기꺼이 기존의 것을 희생시키는 열린자세이다. 이제 국가는 폐쇄적 민족국가가 아닌 국제화된 국가인 것이다.
21세기에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특이한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바로 성매매방지법이었다. 성은 인류사적 문제이고 인간의 원형에의 문제이다. 또한 산업이전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에 감히 국법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용감하면서 무지한 소치였다. 법제정 당시 부터 국제사회로 부터 관심과 조소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종교 국가도 아니고 주변국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한때 미국은 밀주법으로 주류의 제조와 판매를 법으로 금지하는 법을 시행한 사례가 있었다. 청교도정신을 강조하는 시대적 산물로 특정 기호상품에 대한 법적 제제는 여러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비록 기독교 국가 였지만 종교적 신념이 가져온 도그마적 실험은 밀수와 암흑가의 팽창, 그리고 인접국 캐나다의 주조특수로 이어졌다. 결국 미국은 실패를 인정하고 법을 폐기한 전력이다.
하지만 성은 술과 다른 차원이다. 전자는 인간의 본원적 욕구의 하나이자 생명 존재의 또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신화와 역사에서 잘 보여주는 것은 트로이의 멸망과 로마의 건국사에도 나타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건국신화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모든 생명의 탄생에는 항상 성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인류사에서 지적하는 정복과 발전, 전쟁과 평화에도 성은 기본적 요소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은 인류사의 원형이자 지구생명체의 원형인 것이다.
성매매금지법은 민주화된 한국의 비합리성의 단면이다. 인간 본원적 문제를 실정법으로 막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했으나 감히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집장촌은 사라졌으나 주택가로 숨어들었고 이후 강간과 성추행은 급격히 증가했다. 가장 큰 피해는 성욕구가 통제불능한 청소년 이었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 국가 자체가 하나의 성범죄 국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서 김강자 전경찰서장이 집장촌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다루고 있다. 한때 집장촌 철거에 앞장섰던 당사자의 회한을 보며 비합리성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300명에 이르는 국회의원들 보다 책임감과 소신을 보여주는 장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국회가 보여주는 비겁함, 무책임, 관료주의에 한없는 절망감을 주체할 수 없다. 그들에게 법은 가진자의 것이며, 법의 이름으로 야만을 행하는 권력자이다. 심지어 단임제하의 현직 여성 대통령에게도 이것은 꺼내기 어려운 판도라의 상자인 것이다. 어쩌면 사회학자에겐 개헌보다도 시급한 것이 성매매금지법의 철폐인 것이다. 또한 비정상의 정상화의 하나의 시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