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장구벌레의 천적이 뭐예요?"
무엇인가 한국 교육이 잘못된 것을 알게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아빠 장구벌레의 천적이 뭐예요?" 첫 아이의 학습서를 보던 아이의 첫 질문이었다. 유치원도 가기전 하게된 학습서는 너무 어려웠다. 당시 이 질문에도 외국 박사인 나도 답할 수 없었다. 무엇인가 한국 교육이 잘못된 것을 알게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아동의 첫 학습은 한글공부로 시작한다. 한글은 너무 과학적이고 쉽다. 그러나 지긋지긋한 학습서로 어려운 문제풀이로 연결되는 식이다. 유치원으로 진학하면 또한 피아노와 미술학원으로 내몰린다. 어린 학생의 개성이나 취향은 변수가 되지 않는다.
그후 첫아이는 많은 갈등과 시행착오속에 성장했다. 첫 갈등은 초등학교 진학에서 일어났다. 앞집 동갑내기 아들을 가진 한의사 부부의 사립학교 진학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 가장 큰 스승은 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수업료를 내지 못해 수업중 쫒겨나기도 하는 가난한 친구들이었다. 의외로 공립학교를 고집하는 나에게 한의사 부부는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 사이 회화 기술만 강조하는 미술학원은 다니지 않게되었고, 피아노 학원도 곧 그만두게 되었다.
두번째 갈등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외국어고등학교에의 유혹이었다. 큰아이는 중학교 당시 영어의 영재로 학습지의 모델이 되었다. 자연히 주위에서 명문 외고 진학을 권고받았었다. 하지만 기숙학교에 다녀야하는 상황은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다. 결국 집앞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학시켰다. 진정한 경쟁력은 평범속에서 비범을 찾으라는 말과 함께 집이 지방이기에 고교시절은 가족과 함께 하려는 작은 욕심이었다.
이제 큰애는 명문대학의 대학원생이 되었다. 그러나 큰애는 그사이 천박한 한국교육풍토에 너무 젖어 버렸다. 소위 노블레스 오빌리지가 없는 거들먹 거리는 소위 일류병을 보인 것이다. 마침내 교육대학을 다니는 동생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배척을 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아빠의 비판도 가세되어 그만 큰애는 왕따가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아빠가 그렇게 바라는 교양과 지식, 자부심과 희생, 노블레스 오블리지가 있는 지성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