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연두기자회견, 어떻게 볼 것인가? (2)

분단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약속이 과연 가능 한가?

2015-01-16     편집부

기자회견을 바라본 느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박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현안 국정문제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추진할 강력한 정치적, 행정적 추진력이 있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이 들었다.

둘째로, 후보시절 공약했던 사업들에 대해 잊지 않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시한번 약속했는데, 과연 재정적 부담을 어떻게 처리해결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점이다.

셋째,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고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분단을 해소하고 통일로 가는 길 자체가 행복한 길이 아니라 험난한 길인데 이것이 가능한가?

독일통일의 과정에서 지불한 동서독의 예를 보면 '통일대박'이란 말 자체를 입에 담기 어렵다. 자칫하면 국민을 기만하는 사탕발림이 된다. 원칙을 고수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인 박 대통령의 정치스타일로 볼 때 복지의 지나친 약속이나 통일대박론은 상당히 위험한 정치적 스탠스라고 할 수 있다.

넷째, 박 대통령의 안이한 대북인식이 개선되었나 하는 점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공동행사를 하자"고 하는데,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을 마치고 소형 탄두를 실전에 배치중이며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감행하고 사과는커녕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 대남도발을 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국정지도자로서 이점을 냉철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현재 국제사회는 매년 유엔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었고 김정은의 최후를 코미디로 극화한 미국의 영화, 'The Interview' 가 우애곡절 끝에 방영된 점으로 미루어 "북한정권은 더 이상 안된다"는 공통의 인식이 형성되었다. '우리끼리'나 '민족공조'의 감성에 젖어서 이에 대해 찬물을 끼얹거나 북한의 퇴로를 열어주는 행위는 북한의 무모한 배짱을 더욱 키우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분단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정치가의 약속이 과연 가능한가? 되풀이 하지만, 계속해서 복지에 대한 공약사항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재원이 어떻게 나올 수가 있는지가 의문이 든다. 오히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어야하지 않았을까? 너무 많은 복지혜택을 요구하는 것은 현재 '통일세'를 신설하여 부담해야하는 분단상황에서 무리임을 설득하고 국민들에게 희생을 좀 더 강요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국민들에게는 국가들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세계 시민들에게 자유의 확대를 촉구한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참고 했으면 좋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미국민 여러분은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십시오." 이것을 우리식으로 고치면 다음과 같다. "이제 한국민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여러분을 위해 행복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북한의 인권개선과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무엇을 헌신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자유화를 위해 세계 시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없었던 것이 정말 아쉽기만 하다. 케네디의 연설을 다시 음미해 보자. "전 세계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지 말고 우리가 함께 인류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이것을 우리식으로 말하면, "전 세계 시민 여러분, 대한민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넘어서서, 이제 대한민국과 함께 북한의 자유와 민주화 그리고 인권신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자문해 보고 협력해 나가는 새해가 됩시다." 이런 식의 연설은 과연 불가능 한가?

언제까지 우리는 북한을 자극해서도 안되고 김정은 정권의 눈치를 보아야만 하는가? 언제까지나?

글 : 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