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의 돌발적 항명사태

청와대가 이렇게 오합지졸이면 앞으로의 정국은 누가 타개해 가는가

2015-01-10     지만원 박사

1월 9일 오후 청와대를 관장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그런데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현안보고' 진행과정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여야는 김영한 민정수석의 출석을 매우 어렵게 합의 했다. 이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이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로 호출했다. 그러나 김영한 민정수석은 국회의 요구와 직속상관인 비서실장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사표를 냈다. 이는 용서되기 어려운 항명사태 였다.

청와대 대변인은 "김 수석은 다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본인이 사의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지만, 청와대는 김 수석이 여야 합의사항과 비서실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데 대해 인사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하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발표했다.

민정수석은 이번 검찰조사 과정을 관장하는 핵심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에게 집중될 질문들이 그가 감당하기에 매우 어려울 것이라 예측 했을 것이다. 최 경위의 자살에 대한 질문도 있을 것이고, 한 경위의 잇따른 회유 폭로에 대한 질문도 예상됐을 것이다.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공세가 뻔히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항명한 이유를 민정수석이 국회에 나간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청와대 내분사태 역시 전례가 없다. 이번 항명사태를 이제까지의 내분사태와 연결해 보면 청와대에는 기율이나 기강이 애초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가 이렇게 오합지졸이면 앞으로의 정국은 누가 타개해 가는가. 박관천의 말대로 폭풍은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생각되는 순간이다. 청와대에는 초보적인 자기 앞가림용 상황처리 능력마저 없었다. 그래서 문제를 이렇게 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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