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의 자살골, 권은희 공천

새민련 기반이 텃밭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14-07-14     이종택 객원논설위원

"서울경찰청에서 보낸 분석결과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없는 깡통 분석물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막상 열어보니 아이디와 패스워드는 버젓이 있었고 영장 보류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경찰청에서는 이미 영장이 보류된 사실을 수서경찰서에 통보한 뒤였다. 이 밖에도 14명의 동료 경찰은 전혀 외압이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전화 기록조차 남은 게 없는데도 외압을 받았다고 거짓 증언하고 증거가 없자 외압의 감이 있었다고 박박 우기던 권은희 전 수사경철서 수사과장.

오죽 증거가 부족했으면 보수 측으로부터는 종북 판사라고 매도당하고 새민련으로부터는 정의로운 판사라고 칭찬을 받던 이 모 부장판사까지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그럼에도 권 전 수사과장을 기어이 당선확률 100%인 광주에 공천한 새민련의 지도부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결국 새민련은 권은희 광주 공천을 위해 벌써부터 광주에 머물며 인지도를 넓혀가던 기동민 후보를 동작을로 옮겨 동작을의 당협위원장 허동준의 이른바 국회 정론관 난입이라는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자초했고 광주에서는 당의 원로급인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공천을 배제, 당원들과 주민들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재보선의 경쟁상대인 새누리당의 비난을 듣는 것은 물론 당내에서도 소가 웃을 공천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고 새민련 후보라면 무조건 10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던 광주에서조차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탄식과 누구를 광주시민을 새민련의 마당쇠 장도로 취급하고 있느냐? 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새민련은 위증을 밥 먹듯 하던 거짓말쟁이 한 사람을 살려 국회로 보내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물론 새민련도 언제 위증죄로 고소를 당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될지 모르는 권은희를 구제하지 않으면 사람을 이용만 해먹고 버리는 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물론 권은희가 앙심을 품게 될 경우 당이 풍비박산 될 우려도 있다. 또 그런 공로자를 팽개칠 경우 앞으로 누가 새민련을 위해 내부고발을 감행 할 것인가 하는 우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권은희 공천이 후폭풍은 전혀 계산하지 못한 우둔한 결정임에는 변함이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죽기 살기로 발목잡기에만 주력해 온 새민련이 위증의 주인공 권은희를 새내기 국회의원으로 만든다해서 모략 기만 선동 능력이 배가 될 리도 없는 터에 왜 텃밭 광주의 인심까지 잃어가며 무리수를 둔 속사정까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무리한 공천이 야기한 새민련의 이미지 실추와 내부 갈등, 그리고 광주 시민의 새민련에 대한 반감 등 음성적인 손해가 막심한 것은 사실이다. 

우선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이 서울의 동작을을 비롯한 호남 외 지역의 열세다. 지역과 아무 연고도 없는 후보를 억지로 공천한 결과가 지역구민의 반감을 사 선거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고 세월호 유족들의 무리한 요구는 호남 사람들도 분개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외지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들도 당이 국민을 졸로 보고 있다고 분개하는가 하면 자신이 호남 출신이라는 사실이 창피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광주의 분노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 사람들은 여태까지 새민련이 공천한 인물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표를 몰아주었다. 또 그렇게 국회의원 정치인들을 뽑는 게 관행이 되다보니 머릿속에 들은 건 없이 반정부 활동에 앞장서는 인간, 선생님을 보호하겠다고 말하는 후보면 무조건 국회로 보내는 불량국회의원 공장 역할을 해 왔고 그 결과 광주는 반정부, 지역이기주의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그 때문에 일련의 못된 정치인들이 지역이기주의 권력에의 향수 그리고 맹목적인 적개심 등의 호남정서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 왔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온 광주시민들 간에 권은희 공천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말은 자신들이 새미련의 정치적 인질 내지 이용물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서서히 자각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이고 모략과 선동의 정당 새민련의 기반이 아이러니하게도 텃밭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아직도 새민련의 안철수 대표가 공천한 윤장현 후보를 두말없이 광주 시장으로 뽑아주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 한마디 없는 호남이라 권은희 후보를 제대로 심판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왜냐? 지금 호남 국민들이 새민련의 권은희 공천을 비판하듯 자신들을 기만해 온 새민련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 비판하고 김대중의 허상에서도 벗어난다면 호남과 광주가 불한당의 텃밭이자 종북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을 날도 언젠가는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새민련 비판의 불을 붙인 권은희 공천은 확실한 자살골이고 안철수 김한길의 퇴진을 재촉한 독약이다. 그래서인지 엊그제 통화한 광주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그는 비록 누대를 광주에서 살아온 토박이지만 그래도 묻지마 새민련 지지자가 아니라서 지금도 가끔 만난다. 그 친구는 말했다. "지금 새민련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집단이 아니다. 이제 광주도 새민련이 실어오는 썩은 콩을 불려서 쉰 두부 만들어 파는 공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