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축구협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
축구에서 감독의 실력, 즉 전술 운용 능력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알제리 감독과 벨기에 감독이 몸소 증명해 주었다. 그만큼 홍명보 팀의 전술은 누가 봐도 빤한 극히 단조로운 전술이었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연일 화끈한 공격축구로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콜롬비아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으로서 그가 펼치는 전술을 보면 아무리 축구를 모르는 문외한 이라고 해도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러니 일본에서는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인데도 차기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벌써부터 ‘호세 페케르만’ 감독과 접촉을 시도하고 나섰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는 왜 실력이 검증된 감독을 서로 모셔갈려고 하는지 홍명보 감독을 보면 실감나는 대목이다.
한국 팀에 참패를 안겨주었던 알제리의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 역시 유고출신으로 ‘코트 디 부아르’ 국가 대표 팀 감독을 역임한 명장이다. 벨기에의 ‘빌 모츠’ 감독 또한 유럽 프로리그에서 녹녹한 관록을 쌓은 명장이었다. 감독의 자질과 실력에 따라 벨기에와 알제리는 예선을 통과했고 홍명보 호는 1무 2패에다 6실점 3득점이라는 참담한 전적을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언제나 그렇듯, 능력 없는 감독은 핑계도 여러 가지를 하게 마련이다. 예선탈락이 확정된 후,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라고, 마치 친선경기에 출전한 듯한 발언을 했다. 홍명보 감독의 자질이 어떤 수준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발언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자 이번 월드컵 경기에 해설자로 나선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월드컵 대회는 경험을 쌓기 위해 나가는 대회가 아니라고 하면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실력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호쾌하게 되받아 쳤다. 유럽 빅리그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던 이영표의 눈에 비친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질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였기에 이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진출하여 기세를 올렸던 한국 팀이 왜 이렇게 처참하게 참패를 당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대략 4가지 요인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째, 상대팀에 대응하는 맞춤 전술이 없었고 창의적 플레이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홍명보가 주장한 원 팀(one team)에 있었다. 원 팀이란 선수들이 마치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전술을 지향하는 특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이런 틀에 박힌 전술을 사용하면 창의적 플레이는 실종되게 마련이고 개인의 능력은 팀이라는 조직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벨기에 전에서 손홍민이 창조적인 경기를 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고, 김신욱이 조기 교체되는 빌미가 되기도 했으며 측면 수비수로서 오버래핑이 능한 박주호가 실전에 투입되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기계적으로 짜 맞춘 훈련에 익숙한 한국 팀의 전술은 상대팀에게는 공격하기 좋은 루트 제공에 불과했으며 예기치 못한 상대의 전술 앞에는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만 보여준 것이 바로 홍명보호 호가 주장했던 원 팀이 가질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취약점이었다. 둘째, 턱없이 부족한 체력 훈련에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히딩크 감독은 셔틀 런이라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선수의 체력을 극대화 시켰다. 유럽선수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체력으로 업그레이드되자 비로소 맞춤 전술 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홍명보는 체력훈련을 극대화 했다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후반전 막판을 보면 체력의 열세가 확연했다.
셋째, 대표 선수 선발부터 엉망이었다. 소위 의리에 의한 홍명보의 아이들만 편애한 결과 소속팀에서 시즌 내내 벤치에서 대기만 하여 경기감각이 현저히 퇴화한 선수들도 홍명보의 아이들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도 대표 팀에 승선하는 영광을 누려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경기수당을 받아가게 되는 호사를 누리게 만들어 준 꼴만 되고 말았다. 인맥에 따른 지극히 편협된 대표 선수의 선발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넷째, 모든 책임은 무능한 축구협회에 있었다.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후 축구협회 내부는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하여 특정 인맥과 학맥 출신들이 협회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축구계 재야출신 조광래 감독은 느닷없이 임기 도중에 강퇴를 당했고 최강희 감독 역시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끝나자 이내 하차하고 말았다.
또 기술위원회는 우리와 대전할 상대국 전력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철저히 했다는 정황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을 뿐 아니라, 대표선수 선발도 특정 인맥에 의해 선발하는 것을 보고서도 만류하지 않았다. 특히 선진 축구의 흐름을 꽤 뚫고 있는 능력 있는 외국인을 감독으로 뽑아 월드컵 본선에 임해야 한다는 최강희 전 감독과 재야 축구계 인사들의 충고를 외면하고 무경험에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던 햇병아리 홍명보에게 감독직을 제수함으로서 대형 참사는 이미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축구 전문가나 언론이 지적했듯,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팀의 참사는 무능한 감독의 선정에다 잘못 선발한 대표선수와 무능한 축구협회 등, 이들 3박자가 만들어낸 막장드라마에 버금가는 최악의 졸작이었다는 점에서 축구협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 권토중래를 노리겠다면 정치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축구협회부터 개혁한 후에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력과 능력이 검증된 외국인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여 장기플랜을 수립하게끔 만들어야만 세계적 조롱거리로 전락한 한국축구의 명예회복에 대한 기틀이 만들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