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에 대한 단상(單相)

2014-06-25     보도국

지난 주말 지인과의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서면서 차를 운전하고 갈까하다가 오랜만에 여유 있게 시내버스를 타고 가보자고 마음을 먹고 큰 길로 나가 버스정류장 앞에 섰는데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는 40대 여성 장애인을 보게 되었다.

한눈에 딱 보기에도 거동이 상당히 어려워 보였고 버스도 오래 기다렸던 것 같았다. 어디로 가려고 그러나 약간의 궁금증도 생기던 차에 제가 타려던 버스가 도착해 올라타 빈자리에 앉았는데 장애인 아주머니가 버스에 타겠다는 의사를 밝혔는지 기사 아저씨가 문을 열어 놓은 채 “아주머니 이 차는 못 탑니다. 저상버스를 타세요”라고 말하면서 문을 닫고 출발했다. 버스가 저상버스가 아니라서 필자가 보더라도 그 아주머니가 타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언제쯤 그 아주머니가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도착해서 차를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찜찜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충남경찰에서 추진해왔던 장애인보호정책의 경찰서 담당자까지 한때 했었기에 더 마음이 불편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이동권(移動權)이 장애인에게는 아직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통계를 찾아보니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장애인수가 2012년 기준 251만 9000명으로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약 5%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즉 100명 가운데 5명이 장애인이라는 얘기이고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이다.

경제수준이 세계 10위권 내에 들고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생각할 때 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하기 조차 어려운 나라라는데는 부끄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금산경찰서 박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