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부모님께 전화 드린다

2014-06-02     김종선 기자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 근무지원대대 상병 이형곤의 글이 부대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다. 수화기 너머로 오가는 전화내용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밥 먹었니? 별 일없지? 아픈데는? 선·후임과 잘 지내고! 끝으로 아들 많이 사랑한다.’매 번 연락을 할 때 마다 똑 같은 말투와 똑 같은 내용의 전화.(이젠 그 다음 전화 내용을 다 알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5월 8일 어버이날이 되었다. 나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화로 표현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손 편지를 보내드릴 걸...)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화기를 들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훈련병 시절과 조금 달라진 점은 송신음이 울릴 때마다‘내 마음의 종소리’가 아주 빠르고 크게 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님께서 받으셨다. 또 다시 이어지는 대화‘밥 먹었니? 별 일없지? 아픈데는? 선·후임과 잘 지내고! 끝으로 아들 많이 사랑한다.’여전히 똑같다. 다만 조금 달라진 점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에 감사합니다’라는 나의 쑥스러운 말이 추가된 것이다.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면서 황급히 전화를 끊으신다. 軍에 오기 전에는 이렇게 자주 전화를 드리거나 이런 쑥스러운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매번 전화통화를 끝내고 잠자리에 누워 부모님의 사진을 꺼내 보면서 수화기 너머의 부모님 모습을 그려 본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내 마음의 종소리’는 아주 빠르고 크게 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런 나의 모습마저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실 부모님 모습이...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매일 나의 전화를 기다리신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께서는 매일, 매순간 당신의 전화를 기다리신다.‘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쑥스럽지 않도록 자주 표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