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112는 위급 시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과의 약속

2014-05-28     김철진 기자

지난 5월23일 아침, 결혼을 이틀 앞두고 야간근무로 얼굴이 까칠해진 우리 파출소 막내경찰관이 “소장님, 어제 신고가 몇 건 들어왔는지 맞혀보세요”한다. “글쎄 한 20건 들어왔어?”하니, 그것 보라는 듯 “술에 취한 여성분이 혼자 95회나 신고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취한 여성이 무려 17시간에 걸쳐 112에 95회 신고를 하였으며, 집안 곳곳에 마시던 술병이 널려있는 상태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마음이 아파 신고했다”는 등 횡설수설하였다고 한다.

잔뜩 긴장한 채로 출동하여 결국 허위신고로 마무리해야 하는 경찰관이 느꼈을 허탈함과 반복되는 거짓신고일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출동해야만 하는 112신고처리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거짓신고자들은 대부분 술이 깨고 나면 “미안하다, 술이 취해서 그랬다, 사과하면 되는 것 아니냐, 잘못 신고한 걸 가지고 무슨 벌금까지 내라고 하느냐”면서 경찰을 원망할 뿐 그 폐해에 대해서는 애써 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위와 같은 경우는 어쩌면 다행스런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을 듯 싶다. 지난해 8월14일 서울에서는 20대 남성이 폭발물을 설치하였다는 거짓신고를 하여 경찰특공대 등 30여명이 출동, 현장주변을 수색하는 사례가 있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거짓신고는 제한된 경찰력의 비효율적 낭비를 초래한다는 기회비용의 측면보다, 경찰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범죄 피해자의 도움 요청에 곧바로 응하지 못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장난이나 호기심이 아닌, 범죄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명백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112는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과 경찰의 오래된 약속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위해 만들어진 가장 빠르고 손쉬운 통신수단이다.

이러한 원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찰에서는 올바른 112신고문화 정착 및 허위신고 근절계획을 마련, 경미한 사안은 경범죄처벌법(60만 원이하의 벌금·구류·과료)으로 처벌한다.

특히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사안은 형사처벌(5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병행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엄정히 대처하기로 하였다.

한 사람의 거짓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는 어쩌면 나 또는 내 가족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위협하는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범죄로 위협받고 있을 누군가에 대한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본다면 112 거짓신고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사회병리현상중의 하나인 것이다.

범죄에 직면한 피해자의 신고는 95번 아니 그 이상의 경우라도 그 대응과 처리에 힘들지 않을 수 있다.

과연 무엇이 우리(경찰)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