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영웅으로 띄우는 조선일보에 경고

군대 같았으면 군법회의에 회부됐을 윤석열의 난동극

2013-10-26     지만원 박사

조선일보는 채동욱을 소멸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워 많은 애국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조선일보에는 자주 음산한 색깔을 풍기는 기자들이나 논설위원들이 나타난다. 10.25 조선닷컴의 대문에는 주간조선 기자 박혁진이 쓴 “윤석열의 난, 윤석열 지청장. 왜 돌직구 던졌다”라는 글이 크게 부각돼 있다.

내용을 읽어보니 윤석열이 학생 시절에 있었던 모의재판에서 검사역을 맡아 전두환에 사형을 구형했었다는 말로 시작하여 윤석열을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하고 유능한 검사라는 요지의 글이었다. 윤석열을 영웅시한 것이다.

윤석열의 난동-반란사건은 상대가 있는 사건이고, 그 상대는 윤석열의 상관인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이런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가 상관인 조영곤은 제쳐두고 항명을 저지른 하급자를 떠다가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검찰이나 군대나 다 같이 위계질서와 기율을 생명으로 하는 조직이다. 검증되고 허가 되지 않는 개인 생각을 관철시키는 행위는 엄금돼 있다. 장교이거나 검사이거나 각 개인은 ‘조직단위의 힘’을 내도록 부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군대에서 대대장이 연대장의 결재도 거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병력을 움직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빨갱이 중에도 없을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월권이고 항명이고 그래서 군법회의에 회부돼야 할 중대한 사건이다. 10.26의 그날, 정승화는 국방장관의 허락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여러 부대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경호실장만이 지휘할 수 있는 ‘경호실 차장’에게 경호 병력을 ‘청와대 밖에 있는 시해와 살육의 현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동결하라 명령을 내렸고, 경호실장의 부하인 수경사 사령관에게 월권적 명령을 내려 수경사 병력으로 청와대 외곽을 포위하라 명했다. 이 정신 나간 월권적 행위는 분명한 ‘내란방조 행위’였다. 이 월권 행위로 인해 정승화는 군의 최고 수사기관이었던 보안사에 의해 체포됐던 것이다.

윤석열이 이번에 범한 행위가 바로 정승화가 했던 일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의 지휘관인 조영곤 검사장의 허락 없이 검찰 병력을 동원하여 국정원 직원들을 무단 체포하였다. 정승화처럼 월권 행위를 한 것이다. 국정원 직원을 체포할 때에는 국정원장에게 사전 통보를 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도 무시했다. 통보는 그의 최고 상관을 통해 해야 했다.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그는 ‘적법절차’(Due process)를 거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지휘관의 허락 없이 공소장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 역시 적법철차의 무시 행위였다. 이는 군이나 검찰 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난동극인 것이다.

정승화에게 김재규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월권 행위 밖에 없었던 것처럼, 윤석열에도 채동욱의 뜻을 관철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월권 행위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군대 같았으면 군법회의에 회부됐을 윤석열의 난동극을 놓고, 호되게 꾸짖지는 못할 망정 감히 그를 ‘영웅’으로 띄우고, 무슨 큰 역사적인 대 사건인 것처럼 “윤석열의 난”으로 표현함으로써 마치 “정중부의 난”에 비견되는 고위급 반열의 역사적 사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미화-부각시킨 조선일보의 행위는 도대체 무엇에 연유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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