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살해 후 버젓이 유흥…술집서 만난 20대 남자
대구 ‘여대생 살해범 검거’ 사건의 재구성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여대생 A(22·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조모(25)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음은 경찰의 브리핑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 한 내용이다.
대구에 사는 여대생 A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1시께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주말을 맞아 이 커피숍에서 일하다 만난 지인 2명과 함께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술집에 들렀다.
이 술집은 술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는 클럽과 비슷한 분위기의 펍(pub)이었다.
평소 학업과 함께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 온 A씨는 이곳에서 일행과 함께 맥주와 칵테일 등을 마시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만의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조모(24)씨와 그의 친구가 A씨 일행에게 다가와 함께 놀 것을 제안, 이들과 동석하게 됐다.
그 뒤 A씨는 새벽 4시20분께 귀가를 위해 술집을 나선 뒤 삼덕119안전센터 옆 골목에서 L(31)씨가 몰던 택시에 탔다.
당시 A씨의 지인들이 술에 취한 A씨를 택시 뒷좌석에 태운 뒤 택시기사 L씨에게 직접 행선지(A씨의 집)를 알려줬다.
그런데 술집에서 헤어진 줄로만 알았던 조씨가 몰래 다른 택시를 타고 A씨의 뒤를 쫓았다.
조씨는 새벽 4시35분께 대구 남구 봉덕동 중동교네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A씨가 탄 택시를 발견, 자신이 A씨의 남자친구라며 합승한 뒤 자신의 집 근처로 택시의 방향을 돌렸다.
그 뒤 조씨는 대구 북구 산격동에 내려 술 취한 A씨를 이끌고 모텔에 가려다 빈방이 없자 새벽 4시42분께 자신의 원룸으로 A씨를 데려갔다.
조씨는 집에 도착한 지 30여분 만에 A씨를 성폭행을 하려다 A씨가 반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발로 마구 밟아 A씨를 살해했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린 조씨는 A씨를 살해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조씨는 A씨의 지갑과 옷가지 등 소지품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앞에 버리고 시신은 화장실에 방치해 놓은 뒤 오후 5시께 렌터카 1대를 빌려 왔다.
이어 자정 무렵 A씨의 시신을 이불에 싼 뒤 렌터카에 싣고 무작정 고속도로를 타고 경주의 한 저수지로 향했다. 그 뒤 저수지에 도착한 조씨는 곧바로 차에서 A씨의 시신을 꺼내 저수지에 던졌다. 경찰은 당초 숨진 A씨를 마지막으로 태웠던 택시기사 L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달 31일 오후 8시30분께 자택에서 L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던 중 L씨에게서 “A씨를 태워 가던 중 조씨가 A씨의 남자친구라며 택시에 합승한 뒤 북구 산격동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진술을 확보, 곧바로 L씨를 석방한 뒤 이날 새벽 술집에 있던 조씨를 붙잡았다.
당시 조씨는 자신이 살해한 A씨를 처음 만났던 그 술집에서 버젓이 유흥을 즐기고 있었다.
경찰은 또 실종 당일 술집과 인근 골목, 조씨 집 근처 모텔 CCTV 영상을 확보해 조씨를 추궁,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았다. 다만 조씨는 “시도는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이날 대구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중 조사를 받기 위해 수갑을 찬 채 대구 중부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현재 심경은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묵묵히 경찰서로 걸어 들어갔다. 조사를 받고 나온 조씨는 짤막하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만 남겼다. 조씨는 만16세 미만 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