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살해 후 버젓이 유흥…술집서 만난 20대 남자

대구 ‘여대생 살해범 검거’ 사건의 재구성

2013-06-03     이강문 대기자

대구 여대생 살해범이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은 숨진 여대생 A(22·여)씨가 술집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여대생 A(22·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조모(25)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음은 경찰의 브리핑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 한 내용이다.

대구에 사는 여대생 A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1시께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주말을 맞아 이 커피숍에서 일하다 만난 지인 2명과 함께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술집에 들렀다.

이 술집은 술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는 클럽과 비슷한 분위기의 펍(pub)이었다.

평소 학업과 함께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 온 A씨는 이곳에서 일행과 함께 맥주와 칵테일 등을 마시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만의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조모(24)씨와 그의 친구가 A씨 일행에게 다가와 함께 놀 것을 제안, 이들과 동석하게 됐다.

그 뒤 A씨는 새벽 4시20분께 귀가를 위해 술집을 나선 뒤 삼덕119안전센터 옆 골목에서 L(31)씨가 몰던 택시에 탔다.

당시 A씨의 지인들이 술에 취한 A씨를 택시 뒷좌석에 태운 뒤 택시기사 L씨에게 직접 행선지(A씨의 집)를 알려줬다.

그런데 술집에서 헤어진 줄로만 알았던 조씨가 몰래 다른 택시를 타고 A씨의 뒤를 쫓았다.

조씨는 새벽 4시35분께 대구 남구 봉덕동 중동교네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A씨가 탄 택시를 발견, 자신이 A씨의 남자친구라며 합승한 뒤 자신의 집 근처로 택시의 방향을 돌렸다.

그 뒤 조씨는 대구 북구 산격동에 내려 술 취한 A씨를 이끌고 모텔에 가려다 빈방이 없자 새벽 4시42분께 자신의 원룸으로 A씨를 데려갔다.

조씨는 집에 도착한 지 30여분 만에 A씨를 성폭행을 하려다 A씨가 반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발로 마구 밟아 A씨를 살해했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린 조씨는 A씨를 살해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조씨는 A씨의 지갑과 옷가지 등 소지품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앞에 버리고 시신은 화장실에 방치해 놓은 뒤 오후 5시께 렌터카 1대를 빌려 왔다.

이어 자정 무렵 A씨의 시신을 이불에 싼 뒤 렌터카에 싣고 무작정 고속도로를 타고 경주의 한 저수지로 향했다. 그 뒤 저수지에 도착한 조씨는 곧바로 차에서 A씨의 시신을 꺼내 저수지에 던졌다. 경찰은 당초 숨진 A씨를 마지막으로 태웠던 택시기사 L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달 31일 오후 8시30분께 자택에서 L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던 중 L씨에게서 “A씨를 태워 가던 중 조씨가 A씨의 남자친구라며 택시에 합승한 뒤 북구 산격동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진술을 확보, 곧바로 L씨를 석방한 뒤 이날 새벽 술집에 있던 조씨를 붙잡았다.

당시 조씨는 자신이 살해한 A씨를 처음 만났던 그 술집에서 버젓이 유흥을 즐기고 있었다.

경찰은 또 실종 당일 술집과 인근 골목, 조씨 집 근처 모텔 CCTV 영상을 확보해 조씨를 추궁,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았다. 다만 조씨는 “시도는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이날 대구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중 조사를 받기 위해 수갑을 찬 채 대구 중부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현재 심경은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묵묵히 경찰서로 걸어 들어갔다. 조사를 받고 나온 조씨는 짤막하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만 남겼다. 조씨는 만16세 미만 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