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론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
대통령 임명 기다리며 끝까지 버티기 돌입(?)
박근혜 정부가 지난 달 25일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출범시작부터 정부조직조차 가동하지 못한 상태로 출범을 해 국.내외의 긴박한 현황처리를 하지 못하는 기형적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문제를 탓하는 쪽, 여야 정치역량 부족 탓, 여당의 독주 때문에, 전형적인 야당의 발목잡기 등 다양한 이유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3가량 진행됐다. 17명 장관 후보자 가운데 6명에 대한 청문회는 종료됐고, 이들 가운데 3명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가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채택됐다.
그러나 법무장관 후보인 황교안, 교육 서남수, 환경 윤성규 후보자는 야당 내의 반대 기류로 다른 후보자들과는 달리 보고서 채택이 지연되고 있다.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 5명은 정부조직법 개편안 합의 처리 지역으로 청문 일정을 잡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 부동산 투기, 증여세 회 등 무려 20여 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일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달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끝까지 버티려다 결국은 자진사퇴로 낙마한 ‘이동흡’씨가 상기되는 대목이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을 보면 이미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음을 일반 상식선에서 알 수 있다는 게 야당은 물론 일부 여권 인사들, 언론, 그리고 상당수 일반 국민들은 말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의혹들의 일부를 보자. ( )속은 김병관 후보자의 해명 ▲ 군사시설보호구역 땅 투기성 매입후 80배 차익 남겼다(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다) ▲ 위장전입(신중치 못했다) ▲ 다운계약서(신중치 못했다) ▲ 증여세 미납(신중치 못했다) ▲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고문 근무(불법 로비 없다) ▲ 아파트 ‘부담금 증여’세금 회피(세무사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 천안함 사건 직후 군 골프 라운딩(예비역 신분으로 가족동반 모임이었다)
이 같은 김 후보자에 대한 수많은 의혹으로만 보아도 국방장관으로서 과연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적격’판정을 내리고 있는 듯하다.
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 관한 언론 기사들의 헤드라인은 아래와 같다.
▲ 김병관 "나는 전쟁전문가…전투 전문형 군대 육성" (연합뉴스 2013-03-01)
▲ ‘김병관 해법’ 육군출신 “해명기회 줘야” 해공군은 “물러나야” (동아일보 2013-03-01)
▲ 김병관 "신중하지 못한 면 있었지만 난 당당하다" (조선일보 2013-03-01)
▲ 친이-친박, 김병관·황교안 퇴진 놓고 정면충돌 ‘내분 양상’ (한겨레 2013-02-28)
▲ 김병관 “내부 정보 이용했다는 보도는 사실 아냐” 해명 (경향신문 2013-02-28)
▲ 김병관, 대대장 때 군 정보 이용 땅 매입 의혹 (한겨레 2013-02-28)
▲ 천안함 폭침 다음 날 김병관, 골프장 갔다 (중앙일보 2013-02-27)
김병관 후보자는 또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송구스럽다”고 밝히면서도 “박 대통령으로부터 (사퇴의) 얘기는 없었고, (이러한)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는 게 후보자의 도리”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을 보면 국방장관 의자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앉아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김병관 후보의 자세에 대해 국민들은 ‘고위직→ 전관예우 → 다시 고위공직자 → 다시 전관예우’ 등의 악순환에 따른 극소수의 명예와 돈을 돌아가며 영광을 누리려는 ‘물레방아식 인사와 그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물레방아식’은 단지 김병관 후보자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여와 야를 불문하고 자진 ‘용퇴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병관 후보자가 유일하게 기댈 곳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뿐이다. 원칙과 신뢰를 소신으로 삼고 있는 박 대통령의 신임이야 말로 김 후보자에게는 장관하기에 둘도 없는 막강한 지지도구일 것이다. 여기서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가 융통성, 유연성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은 임기 내내 이른바 발목을 잡히며 곤혹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민 여론이 극도로 악화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지만 ‘정치란 생물과 같아 변존(變存 : 변화하면서 존재한다는 뜻)하는 것’임을 상기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현행법상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후보자 임명은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게 돼 있다.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지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지 못하면 박 대통령이 단독으로 임명을 할 수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와는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붙이지 않는다.
따라서 합법적으로 대통령의 신임으로 장관 자리에 오르게 되더라도 누가 뭐라 할 수 는 없는 상황은 맞다. 그러나 의회 없는 국정운영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몇 명의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만으로 국가를 이끌 수 없다는 것 또한 기본 중의 기본 상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초 청문회 개최 불가 입장에서 선회해 공개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사유를 널리 홍보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당에서도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조차도 “(김병관 후보자는) 지금까지 20여개에 달하는 의혹만으로도 용퇴할 조건은 충분하고도 넘친다”면서 “더 이상 새 정부에 부담주지 말고 하루빨리 자진사퇴하시길 바란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게 훌륭한 장수”라고 자신 용퇴를 촉구한 바 있다.
또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도 지난 달 27일 TBS라디오에 출연,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국방부장관 하려는 분이 무기중개상에 재직을 했다고 하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후보자의 결심이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후보자 본인의 자진 사퇴 혹은 대통령의 용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같은 당 정의화 의원도 “장관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어떻게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추진할 건강한 신뢰 사회를 통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느냐.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 있지만 스스로 용퇴해 정부가 순항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부가 진용을 갖춰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김병관 후보자는 지체 없이 용퇴하는 것이 자신이 지난 1일 밝힌 대로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며, ‘그것이 도리’라고 많은 국민들은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