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투입한 4대강 국책사업 감사원, ‘총체적 부실’

4대강 부실 책임은 정종환 전 국토부장관과 이명박 대통령 두 사람

2013-01-22     이강문 대기자

이명박 정부가 지난 4년간 22조 원을 들여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설계부실, 보 내구성 부족, 수질악화, 과다한 유지 비용 등 여러 문제점을 적시했다.

감사원 감사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설계에서부터 관리까지 곳곳이 부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전격 확인됐다. 지난 4년간 국민의 혈세 22조원의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총체적인 부실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큰 충격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6개 보(洑) 가운데 11군데에 잘못된 설계기준 적용으로 인해 대형 보 대신 소형 보가 설치됐다고 한다. 이는 안전성이 생명인 보의 내구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또 15개 보에서는 세굴현상을 막기 위한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다. 4대강 사업의 결과로 수질이 개선됐다는 환경부의 종전 주장도 감사원에 의해 정면으로 부정됐다. 흐름이 막혀 보 안에 장시간 갇혀있게 되는 4대강의 물에 일반 하천과 동일한 수질관리지표인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적용해 사실관계를 호도한 셈이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 설계의 잘못으로 16개의 보의 안전성에 결함이 발견됐고, 수질악화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홍수를 막기 위한 준설계획 역시 비현실적이라는 결과는 내놓았다.

그런데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의 권도엽 장관과 환경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 4대강 보의 안전과 기능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간 보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한 바닥 보호공에 대해 긴급 보강공사가 이뤄졌는데, 이런 사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감사 결과라는 주장이다.

수질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되받아쳤다. 감사원과 국토해양부가 진실게임에 들어간 듯 서로 판이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도 4대강 사업의 진행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지속적인 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애초 설계·시공이 잘못됐다는 감사원의 진단이 나온 만큼 향후 보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수질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겸허한 자세로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으로 보인다. 지금 보완해서 문제가 없는데, 왜 생트집을 잡느냐고 돌아앉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4대강 문제의 해법은 싫든 좋든 박근혜 당선인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4대강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다그쳤지만, 보의 안전과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는 현 정부로부터 향후 대책을 끌어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새 정부는 출범 후 빠른 시일 내에 4대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그 바탕 위에서 효율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박 당선인이 대선기간 TV토론에서 앞으로 홍수도 지나보고, 잘못된 점을 보완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으나, 이번 감사원 결과만 놓고 보면 여름까지 기다릴 만큼 한가한 문제는 절대로 아닌 것 같다.

거액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 온갖 부실덩어리와 대형 건설사의 담합 등 비리로 얼룩진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책임을 물어도 시원찮은 판에 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성과를 자찬하며 1천여 명에게 훈·포장 등을 수여하기까지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감사원 1차 감사에서는 사업타당성이나 환경 파괴 등에 별문제 없다고 했다가 정권 말에야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원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이제 4대강 사업을 총체적으로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은 새 정부의 몫이다.

정책 입안자가 정책을 입안 시행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해서 책임이 없다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공직을 떠났던 안떠났던 공직 실명제에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대에 원인제공자와 원인행위자는 끝까지 그 책임져야 한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설계 부실로 16개 보 가운데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수질 악화가 우려되는 등 부실이 있었다고 최종 발표했다. 부실 점검에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 추궁이 포함돼야 한다. 그것은 또 다른 거대 국책 사업을 추진할 때 반면교사로도 필요하다. 고로 4대강의 부실 책임은 정종환 전 국토부장관과 이명박 대통령 두 사람이 제일 먼저 책임지고 해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