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들 방배경찰서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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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들 방배경찰서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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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배 방배경찰서장의 공식사과와 퇴진 요구하며 시위

빈민해방철거민연대(빈철연) 소속 철거민과 대학생 100여명은 9일 오후 서울 방배경찰서를 방문하여 김학배 서장의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며 1시간30분 동안 연좌시위를 벌이는 등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림종합시장 소유권 명도 강제집행 과정에서 철거용역업체 직원들과 시장 상인들간의 물리적 충돌로 상인들에 대한 용역업체 직원들의 무차별적인 폭력행위가 발생했음에도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이를 4시간 동안 방관하였다며 방배경찰서장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 9일 오후 방배경찰서를 항의방문한 방림상가 주민 등 100여명이 1층 로비에서 방배경찰서장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석희열^^^
 
 

이날 방배경찰서를 항의방문한 철거민들이 "용역깡패 비호하는 방배경찰서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방배경찰서장의 직접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자 경찰은 철거민들에게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철거민들은 "다 집어넣어라"고 맞서면서 40여분 동안 서로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방배경찰서 관계자는 "주민들과의 오해를 풀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화의 장을 마련했는데 주민들이 사전 약속과는 달리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건 당일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주민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 방배경찰서 정아무개 정보과장은 "사인들간의 재산권 싸움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집행주체가 법원이고 또 합법적인 공무집행을 위해 법원에서 병력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강제집행 과정에서 용역직원들과의 물리적 충돌로 주민 피해가 발생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은 4번이나 집행관에게 용역직원들을 빼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지막까지 서로간에 대화를 통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들은 이날 서장이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 전해지자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항의했다
ⓒ 석희열^^^
 
 

이와는 달리 방림상가철대위 손태석 공동위원장은 "자신들의 잘못은 절대로 인정 안하고 경찰 직무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경찰을 더이상 믿을 수 없다"며 "주민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경찰은 법원에서 병력을 요청하면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개했다.

손 위원장은 또 "경찰에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용역들에게 4번씩이나 철수하라고 요청했다지만 4시간 넘게 폭력행위를 방치한 경찰의 말을 어느 누가 믿겠느냐"며 "경찰은 구차한 변명만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경찰서장이 직접 나서 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4일 철거용역업체를 동원한 법원의 강제집행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철거주민들을 용역직원들과 함께 119 구급차로 후송, 같은 병원에 입원시키면서 겁에 질린 환자들이 모두 퇴원해버리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슴과 얼굴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5일간 입원했다가 9일 오후 퇴원한 방림종합시장에서 의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연자씨는 "용역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스크럼을 짜고 있었는데 용역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발로 가슴을 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며 각목으로 머리를 마구 내리쳤다"며 "그들의 다리를 붙들면서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울먹였다.

 
   
  ^^^▲ 지난 4일 강제집행 과정에서 방림시장 상인들이 용역직원들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스크럼을 짜고 있다
ⓒ 김형수^^^
 
 

@IMG3@ 강연자씨는 "병원에 실려가보니 용역이 거기 있었다. 순간 죽는 줄 알았다. 얼마나 놀랬는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며 몸서리를 쳤다. 가슴 타박상과 코뼈 등 얼굴 타박상으로 호흡이 곤란한 상태에서도 퇴원한 그는 "병원에 있는 것보다는 여기 나와있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며 "저보다 더 많이 다친 사람도 입원하지 않았는데 혼자서 병원에 누워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내내 설움이 복받치는 듯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장 취재 차 들른 기자들에게 살려달라고 매달리던 그는 "사건 당일 TV를 보고 이곳 상황을 알게 된 군에 간 아들이 용역을 총으로 쏘아 죽이겠다고 탈영을 하려고 했을 땐 정말 함께 죽고싶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방배경찰서 정보과는 부상당한 철거주민들과 용역직원들을 같은 병원으로 후송시킨 것에 대해 "당시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위급해서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할 겨를이 없었다"며 "서로를 제대로 격리시켜 분리하여 후송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한편 방배경찰서는 방림시장 소유권 명도 강제집행 주체인 서울민사지방법원 집행5부에 대해 "주민들을 설득해 평화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합의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강제집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철연 정성래 상임대표는 "우리 철거주민들은 죽을 각오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김학배 방배경찰서장의 공식 사과와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주기적으로 방배경찰서를 항의방문하겠다"고 밝혀 김 서장의 퇴진운동을 계속해서 벌여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 경찰관계자가 나와 경찰의 입장을 설명하는 동안 경찰서 앞마당에서 연좌를 하고 있는 방림상가 주민들
ⓒ 석희열^^^
 
 

방림시장 상인들과 시장 소유주인 영양천씨 종친회측은 2001년 12월과 2002년 1월 방배경찰서와 서초구청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3차례의 협상을 통해 △천씨 종친회측은 상인들에게 방림시장을 판다 △상인들이 살 수 없을 때는 상인들이 추천하는 시행사나 건설회사에 팔 수 있다 △상인들의 임대차 계약기간을 2004년 12월 31일까지로 한다 등의 사항에 합의했다.

이번 사건은 영양천씨 종친회측이 상인들과의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깨고 지난 8월(경찰주장 9월) 방림시장을 건설회사인 대동글로벌(주)에 팔아넘기고, 대동글로벌(주)에서 지난 9월 철거용역업체인 세경컨설팅(주)에 강제집행을 의뢰하면서 발단이 되었다.

천씨 종친회측과 대동글로벌(주)에서는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는 방림시장 상인들에게 보증금 및 권리금 일체를 포기하고 이주비 500만원으로 상가를 떠나줄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번 사건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림상가철대위측은 "합의사항 중 최소한 계약기간인 2004년말까지는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할 것 아니냐"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 장사를 할 수 없는 기간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2~3년 전에 입주한 상인들 중에는 권리금만 7~8천만원씩 내고 들어온 사람도 있는데 권리금은 고사하고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줄 수 없다니 어느 누가 순순히 물러나겠느냐"고 종친회측의 제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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