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불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이맘때 쯤이면 습도도 20~30% 안팎으로 낮아져 대기가 무척 건조해질 뿐 아니라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부는 것이 보통이다.
또 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맑고 청명한 날이 계속되기 때문에 대기 중의 산소 함유량이 증가해 화재의 위험성이 높다. 조그만 불씨도 바람을 타고 큰 불로 번지기 십상이다.
보통 그날 그날의 건조한 상태를 표시하는 것으로 '습도'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런데 이 습도는 당일 기온의 높낮이에 따라 수치가 변하는 '상대습도'다.
하지만 당일의 습도가 낮다고 해서 꼭 화재의 위험성이 큰 것은 아니다. 화재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대기의 건조와 바람의 세기 등에 따라 언제나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의 위험도는 보통 '실효습도'로 나타낸다. 실효습도란 화재예방을 목적으로 수일 전부터 상대습도의 경과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산출한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낸 지수를 말한다.
즉, 실효습도는 대기의 건조뿐 아니라 물질 내부의 건조상태까지 나타내 화재의 발생과 위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건조한 상태가 오래가면 기상청에서는 건조주의보를 발령한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50% 이하, 1일 최소습도 30% 이하, 1일 최대풍속 초속 7m이상의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며 주로 봄이나 늦가을에 자주 발표된다.
지난 22일 강원도 영동과 영남지방에 내려진 건조주의보는 28일 해제됐다.
건조주의보가 발표되면 각종 화재의 위험은 물론 호흡기 질환 등의 건강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몇년 전 발생한 강원도 지방의 대형 산불이 건조주의보 속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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