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존재해온 사람들에게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함께 존재해온 사람들에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 반대로 살아온 사람 '희망의 길목에 서서 (2)'

 
   
  ▲ 광주제일관세사무소 최익주씨(45)  
 

1. 내 어릴 때 꿈

나는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가 꿈이었다. 한국에는 인류 역사에 내놓을 만한 사상이 없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인물이 없었다. 물론 특정 분야에서 업적을 세운 사람들이야 있지만 어느 나라에나 그런 인물은 있다. 처음에는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고 싶었으며 이후 세계적인 지도자도 가능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것이 이후에 나를 이끌었던 잠재의식의 뿌리였다.

2. 정 반대 방법으로 살아보기로

언젠가 나는 행복하고 존경받는 사람들보다 불행하고 지저분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남들과 반대 방법으로 살기로 했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은 싫어하고 무관심했다. 불행과 고통은 피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이며 환영했다. 생노병사, 희노애락, 길흉화복 등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았거나, 무관심했거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적극 관심을 보였다. 나는 외로움이나 고통과 친해지기 위해 아주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했다. 사람들이 싫고, 무섭고, 짜증내는 것들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들의 심리와 의식 및 무의식의 유형과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미 오래 전부터 오늘날을 예상했으며 안타까운 마음에 시간과 비용과 정열을 쏟아가며 ①적극적으로 버려야 할 점. ②다양한 관점으로 다시 정리해야 할 점. ③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하는 점들을 주장해왔다.

3. 100번 태어날 인생을 한 번에 깨우치기로 했다

백 사람이 살다 죽을 인생을 내 인생에서 모두 경험하기로 했다. 또한 백 번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깨우쳤을 삶을 모두 깨우치기로 했다. 때문에 내 인생 목표와 행복은 “내 인생을 투자해서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의 삶을 이해, 체험, 깨우치는 것”으로 정했다.

따라서 나는 세상의 모든 존재와 이치와 현상과 환경을 내 자신(이해관계, 감정, 습성)에 연관시키지 않았다. 덕분에 이들이 지닌 순수한 의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점차 나는 세상, 사회, 인생, 이치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유기적 관점을 확보했다. 또한 일차원적 인연과 피상적 관념에 치우친 편견과 아집에서 거의 벗어났다.

“참다운 인생이란 첫째, 얼음처럼 냉철한 이성적 판단을 길러야 한다. 둘째, 세상과 사회와 인간과 자신에 대해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애정을 쏟아야 한다. 셋째, 결국에는 모두가 만나서 함께 해야 하며 서로 만났을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우선 나만의 독특한 삶으로 부단히 나아가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나는 이렇게 내 인생을 전개했다.

4. 위대해지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내 스스로의 인생에 최선을 다할 뿐 절대 위대한 사람으로 남겨지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 특별한 것이 있다면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집념을 아낌없이 쏟았던 점이다. 따라서 내 깨우침과 이후의 성과는 다른 사람도 자기 존엄성만 발휘하면 얼마든지 그 이상으로도 이룰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면에 숨겨진 자기 존엄성을 회복하도록 그 과정을 거들어주는 일이다.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과 열정이 담긴 내 삶을 욕되게 하는 짓이다. 나는 위대함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매우 답답하고 어리석은 가운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가를 지불하며 엄청나게 갈고 닦았다. 이는 천재성 여부나 따지면서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은 나에 대한 평가보다 자기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5. 세상이나 인간에 미련이 없어

내가 아내와 큰아들에게 내 죽음에 대해 오래 전에 주문했던 내용이 있다.

첫째, 내가 죽을 경우 보관된 사진을 제외하고는 세상 어느 곳에도 존재했던 흔적을 남기지 말아라. 화장해서 아무 곳에나 뿌리되 묘나 비석을 세우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삼우제와 탈상은 치르지 말라. 삼우제 동안 모여서 건전한 이야기로 대신해라.

둘째, 상을 차리지 말고 사진도 올려놓지 말아라. 나에게 누구도 고개를 숙이지 못하게 하고, 기도하지 못하게 하고, 천도제를 지내거나, 기도문을 낭독하거나, 종교적 절차를 진행하거나, 울고 소란을 피우지 말라. 이런 사람은 되돌려 보내라.

셋째, 비행기나 배를 탔다가 산과 바다에서 조난 당할 경우 법(사회)에서 행하는 일정한 절차 이상으로 나를 찾으려고 헛고생하지 말아라.

넷째, 어떤 경우에도 나의 죽음과 관련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신세를 지거나, 부담 주는 일이 없도록 해라. 조의금은 절대 받으면 안 된다. 보험금이 생길 경우 경제적 어려움에 치중하되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반드시 좋은 일에 사용하고 절대 내 이름은 남기지 말고 무기명으로 해라.

다섯째, 죽음을 알릴 때는 가족과 평소에 오고가며 가깝게 지낸 사람이나, 나와 절친했던 사람에게만 최소한으로 연락해라. 상을 치를 때까지는 평소와 똑같이 경쾌하고 다양한 고전 음악을 틀어주고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듣는다는 마음으로 밝은 웃음과 화제로 가는 길을 축하해달라.

여섯째, 제사는 지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모이고 싶으면 가족들이 알아서 하되 상은 차리지 말라. 날짜는 서로 상의해도 되며 유쾌한 이야기를 하면 된다. 집이 아닌 유원지에서 모여도 좋지만 오기 힘든 가족이 일부러 참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곱째, 나의 말대로 꼭 해달라. 관행과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안 된다. 만일 내 요구를 거절하려면 차라리 100일 초상, 3년 탈상, 매일 상복 문안을 드리든지 그것도 부족하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렵고 멍청한 제사를 도입해서 그대로 나에게 치러 주라.

이상의 이야기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버린 합리적 판단과 결정이다.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유보하기 바라며 이후 많은 논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진리(자연)는 인간의 감정, 바램, 명예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만 일단 언급한다.

6. 찬사(존경) 속에 숨겨진 위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주위에서 어려운 일을 시도할 때 도와주지 않는다. 그러나 큰 업적을 이루고 나면 관심을 보이고 칭송한다. 여기에는 기막힌 위선이 담겼다.

사람들은 주위의 누군가가 훌륭해질 것을 미리 알았다면 모른 척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사전에 알았더라면 먼저 가로채고 싶었을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훌륭한 사람이 걸었던 힘겨운 과정보다 성과나 명예나 이후의 기대치에 관심을 가진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는 속물 근성이다. 만일 훌륭한 인물이 걸어간 과정에 관심이 있었다면 인생 태도를 배우려고 했을 것이다.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실감나는 예를 들어보자. 테레사 수녀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테레사 수녀에 대해 “하나님에 의한 기적적인 인물로 여기고 기적의 흔적”을 찾고 있다. 만일 테레사 수녀를 “신의 기적적인 인물”로 만들지 않고 “인간적인 모델”로 만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럼 신부들과 수녀들이 깨끗하고 성스런 옷에 먼지와 흙을 묻히며 테레사 수녀처럼 나서야 할 것이다. 아마 몸으로 봉사하고 실천하는 고단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때문에 차라리 테레사 수녀를 “기적적인 인물”로 올려버리면 자신들은 계속 그렇게 살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신의 위대하심과 살아 계심을 증명(?)해주는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만일 여러분도 신의 뜻(작품, 의지, 해석) 속에 감춰진 위선을 낱낱이 깨우친다면 심각한 세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테레사 수녀를 기적적인 인물로 만든다면 카사노바, 히틀러도 기적적인 인물이다. 사실은 테레사 수녀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과 만물이 신의 기적적인 작품이다. 때문에 동일한 이치로 존재되는 인간을 의도적으로 신의 의지를 가미해서 분리해버리면 자기 한 몸조차 가누지 못한 채 죄 많은 인간이 갑자기 신의 기적까지 인정해줄 정도로 대단한 존재가 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판단에 의해 신에게 버림받은 인간도 만들어질 수 있으며 다른 인간이 저주까지 내리는 일도 가능해진다.

결국 인도는 인도인에 의해 달라질 뿐이다. 간디나 고다마 싯다루다에 의해 바뀌어지는 것은 아니다. 히딩크가 명감독이어도 아무나 데려다 훌륭한 선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결국 훌륭한 팀이 되는 것은 선수 개개인의 자질과 피나는 노력이 합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히딩크는 훌륭한 감독임에 틀림없다. “국민적 영웅”이라는 기자의 이야기에 “나는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보통 사람일뿐이다.”라고 말한 점이 더욱 그렇다.

우리는 평소 관행을 답습하며 개인적 삶을 산다. 그러다가 잘못이 생기면 관계자를 원망하고 성과가 나오면 칭찬하면 그만이다. 이것은 자신들이 수고하지 않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면서 동시에 월등한 입장에서 칭찬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쨌든 예수나 부처나 공자와 같은 위인들은 그들대로 그렇게 살다 간 것이다. 때문에 인간은 누군가에 의해 한동안 영향을 주고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은 자신이, 사회는 다수가 합심해야’ 좋아진다. 특히 위대함이 계속 강조되면 게으른 인간들이 위대함 뒤에 숨어서 편히 먹고사는 일만 많아진다.

7. 꿈은커녕 나를 깨기에도 벅차

나는 살아갈수록 어릴 때 꿈을 이루는 것은 고사하고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조차 쉽지 않음을 알았다. 때문에 내가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눈앞에 두고 살았다면 아마 천박한 정치인보다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버티기는커녕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 미친놈이 되었거나 불신을 받았을 것이다.

이 말은 당초의 거창한 목표는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끝도 모른 채 부단히 나아가야만 했다는 이야기다. 나는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어가기보다 내 앞에 직면한 상황과 인연들 속에서 전개되어지는 어리석음조차 모면하기가 힘든 수준이었다.

결국 내가 지녔던 모든 관념과 사고방식을 통째로 깨뜨리고 부수면서 그간의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나를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기 전에 잘못 형성된 기존의 나를 때려부수는 처절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한동안 이런 파괴가 있고 난 이후에 세상 만사가 다시 새로운 모습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유기적 관계로 연결되고 훤히 내다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대로 방치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만일 여러분도 나의 이런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정신 바짝 차리고 미리 각오하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좋다.

8. 모든 것이 내 운명

내 인생은 법과 상식과 인간미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었다. 그간 내 인생은 상당한 성심성의를 기울이고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조차 힘들었다. 결국 나는 세상 현실과 변화에 따른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심리와 변화까지 깊숙이 관련되면서 수 차례 절실한 선택과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내 자신의 인내, 오기, 흥분, 욕설도 모두 동원했음은 물론이다.

최근에 중요한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기울인 노력과 과정은 새로운 분야이며 새로운 작품이고 최초의 시도라는 사실이다. 결국 나는 어릴 때 꿈을 향해 오랜 세월 대가를 지불하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왔던 셈이다.

그래서 나는 내 운명(세상과 사회와 인간에 대한 연구)을 믿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정말 내가 뜻을 이룬다면 테레사 수녀처럼 신의 기적적인 인물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든, 테레사든, 다른 사람이든 모두 똑같은 이치 아래 똑같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미 신의 기적적인 작품들이다. 이는 전혀 색다를 것도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함께 하는 세상은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절대 공짜가 없다. 때문에 아무리 아름답고 달콤한 낙원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동의와 협의 없이 혼자 끌고 가면 독재나 똑같다. 다행히 그렇게 끌려가서 목표에 도달되었다고 하더라도 구성원의 힘으로 그 이상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다.

때문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만들어서 제공해준 낙원이 아니다. 또한 소수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서 대충 얻어버린 부강한 나라도 아니다. 이제부터는 가급적 많은 사람이 시대와 시대 변화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나서서 직접 땀을 흘리고 봉사하며 공헌해서 생생한 기억으로 장식해 가며 우리 세상을 스스로 가꾸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