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 농성장을 찾은 분들과 함께 ⓒ 사진/임종석의원 홈페이지 | ||
'단식 8일째의 변'을 내놓은 임종석 의원을 우선 격려한다.
지친 몸을 추스르고 생각의 일단을 피력한 것은 나쁜 일이라 할 수만은 없다. 본시 누구든 그가 하는 행위에 대해서 그 정당성을 운위할 자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항차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이 그의 소신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지극히 적절한 소임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우리가 '돈키호테 정치'라고 규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임종석 의원은 국가정책을 의결하는 국회의원의 기능 파악에서 무엇인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았으면 독단에 빠진 행동을 신성한 국회에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그렇다.
지금의 행동은 다분히 국민을 상대로 한 볼모성 이벤트 정치의 상습적 행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준다. 그것을 감안치 않고 행동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생각을 그렇게 가지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빌미를 준다.
임종석 의원은 여론 형성의 단초를 제공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여론의 향배를 파악하고 그것을 국회라는 민의의 전당에서 효율적으로 의결해야 한다는 의원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 시정의 여론 주도 세력의 이목을 의식한 쇼맨십의 울 안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치를 어찌 혼자하려 하는가
국회의원은 누구나 그가 속한 정당이 있고 무슨 위원회가 있고 각자가 기관인 의원이 있다. 그들과의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말고 더 좋은 방략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의사당에 진을 벌리는 1인 정치 쇼를 연출하기보다는 자기의 생각을 과반수에 해당하는 의원들로 하여금 공감하게 하는 '진인사'부터 강구했어야 옳다.
바로 그 숫자의 거수권 행사에 의하여 국정의 주요 사안이 의결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간과할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그것을 모르지 않을 임종석 의원을 그래서 '돈키호테 정치'의 모방자로 진단하고 그것을 잘라내야 한다는 민성의 메아리를 한가닥 붙잡아 띄워 보낸다.
뉴스성을 의식한 것까지야 자유다. 아무리 뛰어도 의원들 누구 하나 반색을 해 주지 않았을 정황을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절박한 열정이 반드시 나쁘다, 좋다는 이분법의 대상이 되는 것만도 아니다.
문제는 방법이다. 단적인 예로 단식투쟁이라는 가학성 자기몰입보다는 애시 당초 소속정당과 위원회와 동료라 여기는 의원들과의 연대를 모색했어야 하는 것이 순리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물며 의원들이라 해서 그러한 명분 있는 행동에 나 몰라라 하지는 않았을 것이 아닌가.
거기엔 물론 애국애족이 무엇이고, 어째서 선택의 기로에서 잘못했을 때 그것이 재앙이며, 왜 미국과의 연계는 좋으며 나쁜가라는 이치에 대한 논리정연한 설득력을 구비할 것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 여론이란 절대적으로 일방통행적인 것일 수가 없는 것이다.
치열한 공방 속에서 자연적으로 다수와 소수로 갈리는 것이고 그것을 잘 소화하도록 분위기를 띄우는 일에 전문가가 바로 정치가다. 정치를 한다고 누구나 '정치가'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기를 조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의원은 아직 객기의 정치를 선호한다는 시정의 얘기에 귀를 세울 필요는 없는 것인가를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바로 돈키호테식 정치수법에서 탈피해 무게와 경륜으로 국회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자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라. 그리고 물어보라. 의원들 누구 하나 임 의원의 행동에 대해 찬성표를 의식할 처지가 될 만큼 '단식'에 감동 감화하여 현안을 의도하는 방향으로 의결할 태세가 되어 있는가를 말이다. 대단히 미안한 관점이지만 우리는 그것이 결코 아니라고 보고 싶다.
의원들은 그들 각자의 양심과 국민의 희망을 의식한 당의 명령에 따르면 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단서는 이미 노무현 정권의 결정이 임종석 의원의 희망과는 반대로 웅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단식을 하려면 청와대 앞에 나아가 거적을 깔고 삭발을 하든지,거기서 의원직을 불사르든지 뭐 좀 천하가 감응할 만한 의식을 펼칠 일이지 고작, 의사당 안에서 건강을 생각하면서 단식을 하다니 말이나 될 성싶은가.
항차 맑은 정신이라 하면서 8일째의 변을 쏟아낼 의식이 멀쩡한 것으로 보아 아직도 '돈키호테 정치'의 일탈된 자기모습을 관조치 못하였구나 싶어 측은한 생각이 듬성듬성한 것을 어쩌지 못한다. 바라건대 그만 털고 일어나 당으로 돌아가라.
'열린 우리당'이 비록 개선장군으로 맞이하지 못할 분위기라손치더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단식을 공유치 못한 당의 전후좌우를 예의 주시하라. 파고들라.
그래도 속이 풀리지 않거든, 내일(28일) 창당대회에 나아가 전국의 당원동지들을 향해 '왜 하필 나 임종석이 단식투쟁을 펼치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를 사자후 하여 감동의 한마당을 조장해 보라. 당원이 감동하면 국민이 감동할 것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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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이 한 행동은 잘못인가? 물펌프(양수기)도 있고 하다 못해 큰 삽으로도 퍼낼 수 있는 물을 티 스푼으로 퍼내려 한 윈스턴 처칠의 정신을 생각한다면 "돈키호테" "울(우리)" 등등의 말로 빗대어 그야말로 시정잡배나 사용해야 할 용어를 구사하고 도데체 아무리 읽어도 논리조차 없는 이런 글로 한 의원의 뜻있는 행위를 비아냥 거릴 수 있는가?
현란한 용어 선택으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은 있으나 촌철살인의 혜안이 없는 글로 일반 독자를 현혹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