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워지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서로 다른 업종간 공생 전략이 늘어난다.
속담에 '산에 가서 고기를 구한다'라는 말이 있다. 상식적으로 산에 무슨 고기가 있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렇게 우리는 인식해 왔다. 그러나 이제 산에 가서 고기를 살 수도 있는 시대를 맞았다.
최근 일본의 <저팬 타임스>는 이업종(異業種)간 공생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를 들고 있다. 저팬 타임스에 따르면, 최신 유행으로 넘실거리는 도쿄의 하라주쿠 지역의 한 의류매장에서 한 젊은 여성이 검정색 주름 미니 스커트를 골라 입어 보고 있다. 그런데 매장 점원은 그녀에게 그 옷에 어울릴 것으로 보이는 긴 흰색 부츠를 가져다 줬다.
이와 같이 이제 소비자들은 신발 전문점이나 백화점의 신발 코너에서만 신발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의류매장에서 신발을 판매하기 시작해 매출신장이 크게 높아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이러한 이업종간 협업이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존업체들과 신생업체 할 것 없이 점점 더 많은 의류업체들은 토탈 패션업체로 변신하고 있고, 이들은 신발, 핸드백, 보석류 그리고 기타 장신구 등이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완벽하게 하고 매장을 멋있게 보이게 한다고 믿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월드사의 OZOC 매장에 흰색 부츠를 공급하고 있는 신발회사인 엘피디사는는 이런 의류시장 변화로 혜택을 보고 있는 업체들 중 하나이다. 동사는 42개 의류 브랜드에 신발을 납품하고 있는데, 이는 이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한다.
엘피사의 서비스는 신발 제조 이전부터 시작된다. 비포어 서비스(before service)를 하는 것이다. 의류업체들이 신발을 디자인하고 신발 소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신발 제조사는 지원을 하고 이렇게 해서 디자인된 신발은 중국이나, 대만 ,이탈리아 등 14개국에 소재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동시에 시장조사도 수행하고 재고관리를 지원하는 등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디자인과 소재 선택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의류업체와 신발 제조 전문업체가 공동 연구 및 제조를 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아가 관련 잡지 및 인터넷까지 곁들여 판매 전략에 나서고 있어 매출 신장이 과거처럼 신발 제조업체 단독으로 판매했던 것보다 월등히 신장된다고 업계 관계자가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 의류산업협회(Japan Apparel Industry Council)에 의하면, 일본 의류 매장의 평균 넓이는 1998년의 100~150 평방미터에서 오늘날 350~600 평방미터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동일 제품만 진열 판매하므로 그렇게 큰공간이 필요 없었으나 이제 이업종 제품을 함께 판매하므로 매장 면적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엘피디사의 오쿠보 사장은 10조엔의 일본 의류 소매시장에서 신발과 기타 장신구들이 매출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신문은 의류 산업의 소매 매출액 중 기타 장신구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으나, OZOC의 판매기록은 오쿠보 사장의 추산에 근접한다고 전했다.
이런 이업종간 공생 전략은 윈윈(win-win) 전략으로 신발과 의류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노후화 되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의 신발업체들이 패션 리더를 하는 의류업체와 손을 잡음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한국의 신발 업체들도 의류 및 패션 업계간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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