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국에 그 밥' 그리고 조삼모사
스크롤 이동 상태바
'그 국에 그 밥' 그리고 조삼모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정의 치적, 상호신뢰와 올바른 행동으로부터 나온다

지난 14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의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었다. 북한 핵위협 방치, 비판언론과의 갈등, 노조방치와 경제성장 둔화, 비리문제, 태풍관련 도덕성 문제 같은 것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국가 통치상의 문제로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일들이다. 국정을 운영하는데는 늘 어떤 사건이 생기고 그것에 대한 반전의 연속이 있게 마련이다.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 에 의한 자정능력으로 해결되기도 하고, 혜안을 가진 올바른 위정자들에 의해서 슬기롭게 해결되기도 한다. 국정의 혼란은 그러한 문제들보다는 서로의 불신과 믿음의 부족에 기인한다.

서로의 불신과 양심이 문제가 되고, 그에 따른 부도덕한 행동이 더 문제가 된다. 서민들의 눈에는 천문학적으로 보이는 수 백억 원의 돈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자기들은 잘했다고 하는 자기모순들을 보면서 탄식을 하게 된다.

돈을 준 기업 쪽은 대가성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돈을 받은 정치인들은 그 반대라고 하고, 당연시하는 것처럼 보여서 기가 찬다. 서민들은 시장에서 콩나물 한줌을 사는데도 돈이 없으면, 못사는데 그런 큰돈들이 대가성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식 선에서 그러한 일들을 생각해 보아도 그 대답이 간단한데 엉뚱한 말을 하기 때문에 믿지 못하게 된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은 큰 표적을 두고 얻느냐 잃느냐의 모험을 하는 것인데 이 사이에 끼여 있는 국민들이 보면 매우 불안하다 못해서 좌불안석이 된다.

순임금은 신하들에게 고굉지신(股肱之臣)을 말했다. "그대들과 같은 신하들은 짐의 팔과 다리요, 눈과 귀로다. 내가 백성을 돕고자 하니 힘써 도와달라, 내가 위엄을 온 천하에 떨치려는 것을 그대들이 대신해서 해달라"는 말로 이 말을 썼다.

다시 말해서 순임금은 성군이 되는데는 신하의 올바른 보좌가 필요했고, 그가 성군이 된 것은 모두가 신하들의 덕이었다. 이 말처럼 자기를 높이는 것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높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라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하지는 못한다. 더욱이 복잡한 국정문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올바른 선정의 치적을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지도자들간에 상호협력이 기초가 되고, 그러한 협력이 보다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때 극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말들은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 정경분리원칙(政經分離原則)이 지켜지지 않고 많은 돈을 주고받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한번 생각해 보아도 그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똑같은 사람들이 서로 아전투구 하는 것으로 비추어 진다.

이러한 문제의 초점은 서로 믿지 못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상호간에 신뢰감을 주는 것은 양심과 그에 따른 올바른 행동이 기초한다. 믿음은 상대방을 안심시켜서 긍정과 부정을 올바르게 판단하게 만들고 양심에 따라서 행동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렇게 놓고 보면 국정이든 사적인 일이든 서로 믿지 못하면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한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 자체가 큰 불행을 가져오고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간다. 최고 지도자는 위정자들이 믿도록 모범을 보이고, 그것을 따르게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간 지도자들 역시 탑(top)의 뜻을 믿고 따르며, 사안별로 옳고 그름에 따라 바르게 국정을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들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서로의 방해가 아니라 신뢰를 통한 상호협력이다.

그런데 지금 혹자들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서 많은 지도자들이 함께 욕을 먹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도자들에 대해 "그 국에 그 밥"이라는 말을 하면서 분개한다. 나는 괜찮고, 너는 안되며, 네가 그런데 나는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로 싸우는 모습으로 보인다.

지도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들도 매우 공격적이며 전투적인 용어들이다. 술수, 전모, 혼란, 비리, 타락, 사활, 총칼 같은 용어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 역시 따지고 보면 서로 상대를 믿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용어들이고, 네 탓만을 주장해서 생기는 문제다.

남의 허물은 잘 보이지만 자기의 허물은 알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오는 것으로 국민들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 한심하게 보인다. 그들에 대한 평가 역시, 자신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모든 평가의 기준은 늘 상대적이며 개관적인 것이 되고, 자기가 스스로를 높게 평가한다고 높게 평가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한 평가는 물적 평가와 인적 평가로 구분되고, 물적 평가의 기준은 가치액이고 인적평가의 기준은 가치기준이다.

가치액과 가치기준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서, 가치액이 크면 가치기준도 비례한다. 국민들이 어떤 지도자를 선거로 뽑아 주는 일도 그러한 가치기준이나 가치액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일은 자기모순이 된다.

법률문제를 다루는 법조인들은 사실을 중시하고 그것을 위해서 객관적인 자료조사에 충실한다. 그러한 점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신뢰성이 생기게 된다. 그러한 객관적 평가방법 중에 하나가 선거이다.

그래서 정부의 주요요직은 선거를 통해서 선출하고 일정기간 동안 그것을 인정하게 되어서 권리와 의무가 주어진다. 그러한 것을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자기가치에 대한 평가는 재평가를 통해서 다시 결정된다.

이러한 재평가는 재심과 재론에 따라 달라지게 되지만 최고책임자의 재평가는 학교의 반장 선거처럼 단순하게 처리할 수가 없어서 재고삼사(再考三思)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것도 따지고 보면 서로의 신뢰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고사에 있는 조령모개(朝令暮改)는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 저녁에 다시 고치는 것이고, 조삼모사(朝三暮四)는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이어 희롱한다는 말로서, 원숭이에게 먹이로 아침에 3개를 주고, 저녁에는 4개를 주던 것을 그 반대로 해서 좋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이 말처럼 지도자들이 눈 가리고 아옹하는 일로 서로 싸우는 모습은 서로에게 해악이 될 뿐이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허탈하다 못해서 쓴웃음을 웃게 된다. 누구든지 주위를 돌아보아도 그 대답을 얻게 된다.

현재 이 시각에도 배고픔과 추위에 떨며 길거리를 방황하는 노숙자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 해답이 있다. 따라서 상호 불신보다는 협력이 더 우선 이라는 것을 지도자들은 알아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