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마음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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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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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를 읽고

^^^▲ <나무야...>의 표지
ⓒ 중앙M&B^^^
'세상에서 제일 슬픈 것은 제게서 뒤돌아선 당신의 뒷모습입니다. 제가 곁에 있어도 보지 못하는 당신의 식어버린 눈동자입니다.'

나무! 생각만 해도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숲길을 걷고 싶어지는데,<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를 펼쳐 읽기 시작하는 그 순간,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느긋해짐을 느낀다.

'나무의사 우종영이 아픈 나무들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쓴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는 저자의 말대로 아픈 나무들이 없는 세상이 되고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희망하는 글이다.

시적(詩的)이면서 짧은 동화를 모아놓은 것 같은 나무 이야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가파르게 오르내리던 숨을 가라앉히고 나긋한 숨을 쉬게 한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울적할 때, 부질없이 바빠서 허둥댈 때,미움이나 경쟁심, 관계의 갈등으로 힘들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무를 대하는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조금은 달라진다. 도심 한복판의 유명 레스토랑 앞이나 호텔이나 모텔, 혹은 규모가 큰 음식점이나 각종 시설물들 앞에 서 있는 나무들의 몸에 칭칭 감아놓은 작은 꼬마전구들로 치장한 나무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그 치장들이 나무들에겐 고문이나 다름 없다. 옛날에 고문 가운데 한 방법이 전구를 켜놓고 돌아가면서 취조를 하면서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었다지 않는가.
또 가로수로 세워진 나무들은 사각의 틀에 갖혀 뿌리가 더 이상 뻗어 나가지 못한다. 마치 화분 속에 갇힌 분재들 같다.^

옛날에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줄 알았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고 바쁘다. 숨가쁘도록 바빠서 사람의 마음과 말에도 귀를 열지 못한다.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하물며 나무에게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파괴한 자연 위에 개발과 문명이라는 욕망의 바벨탑은 높아만 가고 끊임없이 파괴하며 건설하고 세운다. 그 결과로 지금 지구는 깊이 병들어 있다.

오래 산다고 해도 1백년 안팎의 수명밖에 안 되는 인간들은 1천년의 수명이 되는 나무들을 함부로 짓밟고 없애고 있다. 그러면서 개발과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짓밟은 자연으로 인해 닥쳐올 재앙을 어떻게 막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태풍 '매미' 때만 해도 인간이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지혜와 지식으로 쌓아올린 욕망의 바벨탑들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임을 다시 실감케 했다. 자연의 힘 앞에 한순간에 무너지고 파괴되는 참상들을 목격해야만 했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아무것도 아닌 연약한 존재인가를 우리는 경험했다.

이 책은 나무의 입장에 서서 우리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조용 조용히 그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나무 이야기를 나무의 마음이 되어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무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지난 태풍 '매미'로 인해 상처입어 도심 한가운데 가로수로 서서 소음과 매연과 분진들 속에 함부로 팽개쳐진 듯 서 있는 나무들이 그냥 보이지 않았다. 잎사귀는 말라서 시꺼멓게 썩어가고 달려있는 가로수의 모양이 후줄근하고 처참해 보였다. 넝마를 걸치고 있는 듯한 치렁치렁한 검은 잎사귀들. 그들의 지치고 아픈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

'어떤 존재를 알아본다는 것은 눈이 아닌 마음의 문제'라고 저자가 본문에서 말하고 있듯, 진정으로 보는 것은 그의 말대로 '마음으로 보는 것'이며 나무의 마음이 되어 그들의 소리와 마음을 헤아리는 것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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