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악을 조장해온 ‘어른 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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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악을 조장해온 ‘어른 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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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탄압의 대명사 "공경사상"

공경이란 "의무나 강요"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자발적인 마음 작용이다. 때문에 공경할 것인 지의 선택, 어떻게 공경할 것인 지의 방법, 얼마나 공경할 것인지에 대한 크기 및 모든 판단과 결정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공경해야 할 사람이나 공경 받게 될 대상이 획일적으로 정해지거나, 기준이 일방적으로 설정되면 안 된다.

이는 공경은 공경 받는 사람의 업적, 사상, 행실이 반드시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공경 받을 만한 객관적 업적이 없는데도 공경하는 것이 옳은 도리처럼 강조되면 병폐가 발생되면서 사회가 거꾸로 가게 된다.

이는 정당한 이유도 없이 인간의 마음을 임의대로 편의대로 조정하고, 간섭하고, 지배하는 것이 된다. 이런 행위가 적당히 묵과되면 인간의 의식을 통제해서 세뇌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어서 개인적인 처세나 아첨과 노예 심리와 비굴한 행위들이 생겨버린다.

공경은 공경을 하든 하지 않든, 공경을 받든 못 받든 서로에게 특별한 차별이나 손해나 시비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예를 들어보자. "인간은 서로 신뢰해야 한다."라는 말은 지극히 지당하다.

그런데 갑자기 "어른을 신뢰해야 한다."라고 한다든지 "스승을 신뢰해야 한다."라는 또 다른 기준(나이나 신분)이 세워지면 어떨까. 이처럼 이중적인 기준이 다시 설정되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①상하(나이, 지위 등) 구분 의식과 ②신분(직업, 남녀) 차별하는 틈새가 만들어진다.

이어서 어른이나 스승은 무조건 공경해야 할 대상처럼 은근히, 노골적으로 강요를 받거나, 눈치를 살피거나, 편하게 상대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워지거나, 생각과 표현이 솔직해지지 못하는 등 이중적이고 삼중적인 심리나 분위기가 연쇄적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이로 인해서 많은 오해와 갈등과 의심과 섭섭함과 나쁜 감정이 생기면서 감정적인 사회가 된다.cs

이처럼 사소한 개인 관계에 과다하게 의미를 부여해서 강조하고 집착해버리면 사회 평등과 자연스런 인간관계는 침해를 받는다. 또한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에 과다하게 신경을 써야 하고 그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이는 서로를 구분하거나 차별하거나 조심해서 상대하는 심리적 공간이 만들어짐으로써 부작용과 병폐가 끊임없이 발생된다. 때문에 강약과 위아래를 구분하고 차별하는 의식으로는 미래지향적인 사회나 지속적인 발전은 어렵다. 이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장기적 부작용은 상상할 수조차 없이 막대하다.

인간이 서로의 관계(도리, 예절, 미덕)에 치중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해버리면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한 현상은 줄어들고 불협화음과 분란이 많아진다. 이런 답답한 현상들은 후진국일수록 많다. 물론 후진국에서 통용되는 관습이나 미덕도 최초의 목적과 명분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현실에 적용되는 실제 모습은 뒤죽박죽 엉망이다. 이런 무질서나 혼란은 통치자나 기득권 층에서 자기 아래 계층을 마음대로 주물럭거리는 명분과 기회가 된다. 마치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면 "가정 교육이 없는 건방진 놈", "상놈의 자식", "애미애비도 없는 놈" 등 갖가지 현상이 만들어진다.

이는 통치자와 기득권과 어른들이 약자를 짓밟고 활개칠 수 있는 구실이다. 따라서 강자들은 불법이나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얼마든지 행하면서도 약자에게는 별 것도 아닌 기준(도리, 미덕)으로 일방적인 복종을 강요함은 물론 스스로 알아서 엎드리기를 요구한다. 결국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은 약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나쁜 인간으로 칼질까지 가능하게 된다.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기준 설정은 결국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적 권리인 「생각(사상)의 자유」를 침해한다. 직접적이고, 의도적이고, 부지불식간에 수없이 침해를 당한다. 물론 어느 사회든지 의식, 관습, 제도 등은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과 문제점을 항상 지닌다.

하지만 구성원의 관심사와 의식수준에 따라서 이를 바로 잡거나, 방치하거나, 악용하는 등 갖가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만일 구성원들이 스스로 잘못을 찾아서 반성하지 않고 적당히 합리화하고 미화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큰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이는 "미완성의 인간, 부족한 인간, 평생 반성하고 배우려고 노력해야 하는 인간"은 말로만 그친다. 따라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잘못과 실수조차 엄청난 잘못처럼 취급당하거나, 용서를 받을 대상으로 곤란한 처지가 되거나, 치명적인 불이익이나 구제불능의 인간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경쟁적인 입장의 사람들은 이를 100% 악용해서 궁지로 밀어넣을 수도 있다.

"어른 공경"이 미덕으로 여겨지면 어른을 상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지 못하며 당당하게 상대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또한 순진한 사람을 괴롭히고 이용하는 어른도 있으며, 어른임을 내세워서 복종을 강요하는 어른도 있게 된다.

이는 사실 엄청난 횡포를 휘두르는 비공식적인 기득권 집단과 같다. 이처럼 어른을 상대하면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생각의 자유」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까지 동시에 침해당함을 의미한다. 이는 원래의 취지와 전혀 관계없었던 모순적인 의식과 행위가 정당성을 얻게 되고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엄청난 병폐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에 파생해서 사람들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르거나, 정 반대이거나, 무질서하게 엉망이 되어버린다. 이런 사회는 정통성과 체계를 잃고 전략 전술과 이중 인격과 적절한 처세와 눈치 살피기와 아첨과 권모술수와 이간질과 무책임이 생긴다. 또한 목소리 크고 주장이 강한 사람이 승리하는 현상도 생긴다.(매우 복잡한 내용)』

어쨌든 미덕과 예절은 강약(위아래)에 따른 구분이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 특히 강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면 안 된다. 미덕이나 예절은 모두에게 동시에 적용되는 상호 논리여야 한다. 특히 미덕이나 예절은 약자를 보호하고 책임지는 것과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최소한 미덕이나 예절을 중요시 강조하는 것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강자들이 노약자, 불우 이웃, 장애자에 대한 배려와 책임이 먼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장애자나 불구자를 "병신"이라며 흉내내고 놀려먹고 업신여겼다.

지금도 우리 나라에서 강자들은 장애자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노약자나 장애자는 방치하고 짓밟은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미덕(공경)은 강조해온 비인간성과 이것이 먹혀든 후진성을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덕이나 예절은 개인 관계로만 국한시켰을 때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타락과 패륜으로 치닫지 않도록 방어막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어른 공경은 전체적인 창의력과 잠재력이란 관점에서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해악이 심각하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은 이런 위선을 청산하지 못한 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현대사를 머뭇거리고 있다. 결국 병폐가 심해지고 곯아서 부작용 정도가 아니라 곳곳이 썩고 있다. 이제 망국을 각오하든지 진심으로 반성하든지 양자를 선택해야 한다.

한국의 부모에 대한 효, 어른에 대한 공경, 존대 말, 나라에 대한 충성, 각종 예절, 동방예의지국의 전통과 미덕 등 오랜 세월 변하지 않은 것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과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언제 어디까지는 장점이며, 단점으로 바뀌는 시점은 언제인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

각 국이 지닌 전통과 미덕과 예절과 문화는 우주 진리가 아니다. 따라서 계속 끊임없이 변화되고 발전되고 연구되어야 한다. 한국이 자랑하는 각종 예절과 미덕과 동방예의지국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에게 존경받는 어른은 거의 없다.

한국의 업그레이드는 386의 부품 교체를 통한 일부 기능 향상이 아니라 아예 시스템 자체를 바꾸기 위해 총체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 역사에서는 자유와 평등은 꿈도 꾸지 못했으며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노골적으로 침해당했음은 물론 발랄하고 창의적인 의식에 치명적인 피해를 받았다.

이런 얄팍한 수준의 "공경" 때문에 우리는 각종 차별과 분열과 혼란과 비인간적, 비인격적, 비민주적인 국민성조차 미덕처럼 합리화한 채 계속 부작용을 치러왔다. 지금도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았다."라는 무지하고 한심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위선과 모순이 먹혀든 북한은 우상화나 신격화도 가능해졌다.

자유롭게 말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서로 존중하고 경청해서 합의를 도출하는 선진국으로부터 뒤늦게라도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으면 밑바닥에 깔린 정신과 정서를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쥐꼬리만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십 수백 년 전의 미덕과 예절을 계속 고집하는 졸장부 근성으로는 급변하는 미래에 적응이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결국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간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놓아두지 않고 가장 일차원적인 심리로 구분해서 차별하는 것은 지극히 본능적인 수준이다. 이는 상하와 관계를 정해서 복잡하고 불편한 예절을 만들어서 귀찮고 피곤하고 고통을 주고받게 된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인간 모두가 동등한 입장과 자격과 관계를 유지한다. 이는 본능적인 수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생각과 행위에 상당한 의식이나 합리적인 철학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며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도 입으로만 개과천선을 말하지 말고 진심으로 고정관념과 관행을 통째로 바꾸고, 뿌리 채 다시 바꿀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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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2003-10-13 13:11:51
효, 공경, 스크래치 문화. 젊은이들의 패기, 민첩성, 창의성 등은 높이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스크래치 문화성이 문제다. 스크래치 문화란 옛날 텔레비전을 켜면 한참 동안 "지지지~~~"하는 소리가 난 다음 해당 채널 화면이 뜨는 것을 말한다. 즉 짧은 시간의 현상 처럼 젊은이들은 깊이보다는 넓게, 길게 보다는 짧게 반응하는 현상을 스크래치 문화라 한다.

주마간산이라는 말처럼 속도감있게 달리다 보면 스릴을 느끼고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출발지에서 목적지 사이에 펼쳐있는 것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다시말해 "보긴 보았는데 뭔지 잘 모르겠다"는 현상이 스크래치 문화다. 젊은이들의 이런 문화적 현상에서 효와 공경은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젊은이 중심도, 늙은이 중심도 안된다. 조화돼야 한다. 우선 젊은이들의 효사상(이는 구시대적 공자 사상이 아니라 공경, 존경, 다시말해 상대방을 인정하고 다정하게 그리고 상냥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기사는 주로 한국 정치인들의 낡아빠진 사고방식이나 일부 나이 든 사람들의 청년기에 굳어졌던 과거 회상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나무라는 글로 보여진다. 물론 이참에 새판 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러 날자 물러나되 새로운 자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 새롭게 등장하려는자 또한 구시대 인물의 정반대사고는 안된다. 공경해라. 나 젊은이 공경 못하겠다. 이렇게 되면 안된다. 치열한 논리와 사회적 계율에 따라 몰아낼 자 몰아내면 된다. 논리없이, 도덕적 가치관 없이 도데체 마음에 안드니 무조건 쫒아내고 보자는 식은 스크래치 문화의 전형이다.

젊은이들은 주마간산 처럼 하지 말아야한다. 빨리 달릴 때에는 누구도 다가오지 못할 정도로 달려야 하지만 중간 중간 쉬면서 주변을 살펼 볼 줄 아는 젊은이들이어야 도탄에 빠진 한국 정치를 구하고 나라를 반석위에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속도는 깊은 사고와 반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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