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京大 접수한 한국촌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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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京大 접수한 한국촌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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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엘리트 이겨레, 유학성공기 화제

 
   
  ▲ 이겨레 저, 《한국 촌놈, 베이징대 접수하다》  
 

3년 전 중국 창춘(長春)의 신문 '청스완바오'(城市晩報)가 한 한국인 유학생에 대해 대서 특필했다. 초등 4학년에 중국 유학길에 올라 2008년 당시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우수 성적으로 동시 합격한 이겨레라는 학생 이야기였다. 그는 현재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에서 수학 중이다.

외교관을 꿈꾸는 그저 그런 천재 유학생의 이야기였다면 그냥 지나칠 미담 뉴스로 끝났을 것이다. 이번엔 그가 '도발적인' 책을 한 권 냈다. 지난 달 31일 발간된《한국 촌놈, 베이징대 접수하다》(매경출판)라는 이 한 권의 책엔 당시 중국 뉴스에 다 담지 못한 처절하고도 감동적인 유학 이야기가 전편에 흐르고 있다.

이겨레, 그는 선천적인 노마드로 태어났다. 6살 때부터 사업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홍콩, 베이징, 창춘, 울란바타르 등 중국과 몽골을 떠돌며 언어와 문화가 낯선 이국생활을 체험했다. 그런 그에게는 평범한 노마드로 남기를 거부하는 또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 4학년 때 고향인 충남 청양군 용천리 할아버지 댁에 다시 살게 된 이겨레에게 작은 운명적 동기가 생긴다. 도시로 떠난 학생들 때문에 진학하려던 중학교가 폐교되자 아버지와 상의한 그는 곧바로 중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서울 가나 중국 가나 그에게는 다를 게 없었으니, 넓은 공간을 지향하는 노마드 본능이 그를 대륙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명문 '창춘11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중국어에 적응하면서 빠른 속도로 학습에 적응해 장학생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잘 나가던 유학생 이겨레는 아버지의 사업이 큰 좌절에 처하면서 학업을 포기할 수도 있는 절대 위기를 맞게 된다.

여기서 그의 타고난 승부근성이 불을 뿜는다. 망설임 없이 교장실을 찾아간 겨레는 담판을 신청한다. "나의 가능성을 보았으니, 학비를 절반으로 깎아 달라."는 겨레의 당돌한 외교적(?) 압력은 먹혀든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내 생애 최초의 한·중 조약'이며, 그 협상의 교환조건은 바로 "3학년 전까지 전교 10등 안에 들겠다."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날고 기는 중국 학생들 속에서 서툰 외국어 실력으로 전교 10등은 무리였다. 여기서 그 특유의 '자기 주도 학습법'이 점화하게 된다. 목표설정, 동기부여, 시간관리,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 등을 의지적으로 컨트롤하는 그만의 학습방식이다.

심지어는 일부러 자신의 신체를 극한상황으로 내몰아 정신을 모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을 위해 실제로 기숙사에다 돼지 쓸개를 구해 두고 그 쓴 맛을 핥으면서 목표를 제압하기 위한 정신력을 연마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을 패러디해 '와심(心)상담'이라 적고 있다. 중국의 공동 기숙사에서는 함부로 불을 켜지 못해 한겨울에도 화장실에서 물통을 받치고 책을 보았다는 '똥간 스토리'는 이 책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이런 진한 감동의 이야기 끝에 베이징대에 들어가려는 후배들을 위해 '면접 포인트 15질문'을 알려주는 세심함도 잊지 않고 있다.

1. 한국에서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나?
2. 출신학교에 대한 소개
3. 출신학교의 총 인원 수는? 그리고 그중 본인의 석차는?
4. 중국에서 생활은 어떻게 했나(중국 학생들과 기숙사 생활을 함께 했다면 더 관심을 갖는다)
5. 본인의 중국어 실력에 대한 평가
6. 부모님의 직업은?
7. 친한 친구나 지인의 소개
8. 베이징대학교를 지원한 이유는?
9. 왜 한국 내에 있는 대학에 안 가고 베이징대학교에 지원했나?
10. 전공은 본인이 선택했나? 그렇다면 왜 선택했나?
11. 친구들은 어느 대학을 지원했나?
12. 한국과 중국에서의 생활 비교
13.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고전 시에 대한 설명
14. 자료 주고 중국어로 읽어보기
15. 특정 시인의 특정 작품에 대해 설명하기

약 2년 전 어느 겨울 날, 지금은 사업을 접고 외교부 산하의 한 사단법인을 운영하는 그의 아버지의 서울 사무실에서 우연히 만났던 저자 이겨레는 대화 중에도 줄곧 한 손에 책을 들고 있었다. 베이징대에서 잠시 휴학하고 NGO 봉사활동과 지방선거 체험을 위해 서울에 왔다고 했다.

유난히 검고 초롱한 눈빛을 가진 그가 지금 삶에서 진정 접수하고 싶은 미래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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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 2011-03-01 18:59:06
진심 추천

이미애 2011-03-01 23:32:16
이시대에 정말 필요한 정신인것 같군요.대한민국을 알리고 우리의 정신을 중국에서까지 발휘하다니 놀랍습니다. 나약하기만 한 우리의 자녀들의 소극적학습 학습방법인 학원다니기, 에 급한 교육의 현실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대한민국 청년의 기상을 앞으로도 널리 글로벌하게 펼쳐주세요. 자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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