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의 심리적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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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의 심리적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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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탄압과 착취의 반사 작용인 부정부패

"개혁"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부정부패"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자와 천문학적인 금액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부정부패의 심리적 실체가 정확하게 인식되지 못함으로 해서 여전히 법과 제도를 탓하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다. 이 때문에 부정 행위자나 피해 내용만 붙들고 소란하다가 잊어버린다. 이런 사이 개혁의 희생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처벌받는 피해자는 계속 많아지는데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개혁의 성과나 보람은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처럼 무지하고 답답한 전시적 개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우리 나라는 사상 논쟁에 의한 피해자, 지역 갈등의 피해자, 세대 차별의 피해자에 이어서 개혁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양산될 조짐이다.

이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 없이 우리 국민들 중 누군가는 계속 피해를 입는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모든 국민에게 돌아오는 피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정부패는 반드시 원리적인 면으로 접근되어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만일 누군가가 배가 고팠거나 밤길에 목에 칼이 들어오는 위험을 당했다고 해보자. 그렇다고 집안 가득히 빵을 쌓아두려 하거나, 가슴속에 칼을 품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나 상황에 따라서는 초라해지거나 비겁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위험이 사라지면 다시 정상으로 원위치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부정부패는 배고픔과 생사의 위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권위, 차별, 탄압과 착취로 인한 배고픔과 억울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오히려 배부름과 출세와 권위와 특권이 그리움과 선망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린 현상이다.cs

마치 과거의 쓰라린 기억들을 잊지 못한 채 평생 먹을 것을 준비하려 하거나, 떵떵거리는 삶을 미래 소망과 인생의 포부로 간직하게 된 일종의 반사 심리다. 오죽했으면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라는 속담이 만들어질 정도의 사회가 되었다.

만일 서양이라면 개같이 벌어서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존엄한 인간으로서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아야 할 이유조차 없는 짐승 같은 삶으로 취급받는다. 이처럼 우리 나라에서 출세한 사람들은 가치관으로 보았을 때는 유럽의 밑바닥 국민들보다 못할 정도로 그야말로 개 같은 인간에 불과한 수준일 수도 있다.

우리 나라처럼 생사의 위험이나 굶주림과 관계없이 부정부패가 행해지는 현상은 한동안의 어려움을 빙자해서 자기 존엄성과 품위를 팽개치고 천박한 생각과 비열한 행위와 야합해버렸음을 나타내주는 증거다.

다시 말해서 조상 대대로 굶주림과 탄압과 차별에 시달리다가 자본주의로 전환되면서 무의식에 숨겨졌던 바람과 성취가 가능해지자 욕심에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온 국민이 동시에 혼을 빼앗겨버렸다.

결국 험악했던 시절에 차별과 탄압과 착취에 대한 흥분과 증오와 비난을 한으로 품은 채 자신도 모르게 소수 지배층의 근성과 행위를 닮아버렸다. 우리 사회는 이런 저질적인 의식과 습성이 계속 대물림되면서 출세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어왔다.

따라서 한국의 부정부패는 건전한 생각(의식), 행위(관행), 생활(관심사)이 총체적으로 망가져 버린 나머지 전체 사회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당당하게 국민들의 행위 속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후 많이 움츠러들었지만 원리적으로 인식되고 근본적으로 접근한 노력이나 흔적은 거의 없다.

따라서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하고 방안을 만든다면서 겨우 부정한 행위자나 피해 결과를 문제삼는 것은 부정부패를 전혀 모른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갖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민원 부서에 관련된 것들 일부를 빼고는 구조적인 부정부패는 더욱 완전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국민적으로는 개인 심리가, 국가적으로는 사회 의식이 썩어버린 결과 나타난 문제를 법과 제도에 의존해서 해결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만일 우리 국민이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자세를 가진다면 부정부패는 발붙일 곳이 없다. 국민들이 밝고 맑은 미래로 적극적으로 향하지 않고 망설이기 때문에 역사에서 억울한 꼴을 당한 한 맺힌 사람들이 한풀이를 위해 순진한 사람들과 허술한 사회를 희생양 삼으며 설쳐대는 것이다.

이는 우리 역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점차 그들이 나라의 주도권을 장악해서 사회를 망치고 1등 아니면 2등이라는 기득권 세력을 당당하게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부정부패의 개념부터 분명하게 정립해야 한다. 첫째, 부정부패의 협의의 정의는 『정당한 보수 이외로 다른 대가를 요구, 기대, 유도할 목적으로 업무를 거부, 지연, 핑퐁, 트집잡는 행위는 물론 관계자들이 이를 동조, 조장, 방관, 묵인, 담합, 비호해주는 주변인(동료, 상사, 가족, 민원인)의 행위와 의식 일체』를 의미한다.

둘째, 광의의 정의는 『자신의 권한, 지위, 업무, 생활에 포괄적인 휴머니즘이 결여됨에 따라서 개별적인 삶의 태도를 취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고나 행위의 원인이 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더욱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사고나 의지가 결여된 막연한 행위, 의식, 관계, 생활 일체가 장기적으로 부정부패를 유발 방조 묵인 비호하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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