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가 최고? 무료신문이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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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년 만에 가판 잠식…기사내용 부실 지적도

"아침 출근길,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그냥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국내 언론시장에 무료신문의 대대적인 공습이 이어지면서 신문업계의 판도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무료신문은 지난해 5월, 다국적 신문인 <메트로신문>(사장 남궁호)이 창간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새롬기술이 대주주인 <더데일리포커스>(사장 이규행)가 발간됐고,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의 종이신문인 <주간 오마이뉴스>(대표 오연호)도 지난 6월 13일부터 무가지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 본사를 둔 <대기원시보>(대구)와 <대전i타임즈>(대전) 등 지방에서도 무료신문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또 중앙 일간지 출신의 한 임원이 무료 스포츠지 창간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무료신문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무료신문의 공습은 국내 가판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현재 서울 지하철 역세권에 뿌려지고 있는 무료신문의 부수는 대략 110여만부 정도. 이중 선발업체인 메트로가 40만부, 더데일리포커스 53만부, 주간 오마이뉴스는 15만부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무료신문의 주 고객층은 매일 아침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도권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매일 오전 7시∼9시 사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탑승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신문을 받아 본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메트로 등장 이후 출근시간대 타일간지 판매율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료신문이 출범한지 1년만에 신문 가판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 셈이다.

회사원 장한식 씨(38. 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무료신문이 나오기 전에는 가판대에서 스포츠 신문을 구입했다"면서 "이제는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신문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장유나 씨(여. 20. 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무료신문의 크기가 일반신문에 비해 작아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복잡한 지하철 내에서 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서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는 임 모씨(가명)는 "무료신문 배포 이후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특히 스포츠신문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무료신문 3사와 가판업자들은 지난 6월 1차 모임을 갖고 무료신문 배포권을 가판업자에게 넘겨주는 방향으로 1차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시장에서도 무료신문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무료신문들이 대부분 출근길 20∼40대의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집중 배포되기 때문에 확산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광고 효과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신문사와의 차별화와 중·저가 광고를 타깃으로 하는 무료신문의 광고전략상 조선·중앙·동아 등 메이저급 신문사보다는 규모가 적은 마이너급 신문사의 광고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무료신문의 운영방식과 기사 내용 등이 우려할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기사 대부분이 통신사 기사를 전재하는 매체 특성에서 비롯된다. 처음부터 돈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를 띨 수밖에 없어 집중적인 탐사나 심층 보도 등이 어렵다는 것.

이는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 메트로와 더데일리포커스 등 두 신문의 지면(8월18∼29일)을 분석해 최근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업체나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에 가까운 기사'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언련의 분석 결과 메트로 8월 22일자 22면에 실린 '디카족의 새로운 아지트 디카바'라는 기사는 서울 압구정동의 카페를 자세하게 소개한 내용이었고, 8월 29일자 16·17면에 실린 말레이시아 관광 기사 역시 특정 리조트 소개에 치우쳤다.

더데일리포커스 역시 8월 28일자 10면에 실린 '모델하우스 탐방'기사에서 경기 남양주시의 한 주택 분양 소식을 자세히 전했고, 8월 19일자 3면에는 '위조주 추방캠페인'이라는 제목을 빌려 국내 양주업체의 광고가 등장했다.

민언련의 한 관계자는 "이들 무료신문의 지면을 분석한 결과 홍보성 기사가 특히 많이 등장했다"며 "기사형식은 물론이고 칼럼까지도 상품 광고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무료신문은 '무사설·비논평'을 모토로 내걸었기 때문에 스스로 뉴스를 생산하고 편집하는 '고유성'에서 나오는 매체의 영향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한계속에서도 무료신문이 일정하게 광고시장을 형성하는데는 기존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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